온 관심은 ‘총선’…정치권, 청년층 공략 본격화
민주당, ‘학자금 대출법 개정안’ 등 청년 법안 적극 추진
선거 앞두고 매번 반복되는 청년정책 발굴…호소력은 ‘의문’
“청년정책, 하나둘씩 나오는 걸 보니 총선 시작된 게 맞네요”
총선을 1년 앞두고 여야가 사실상 총선 모드로 전환했다. 당은 물론이고 개별 의원들까지 국민으로부터 한 번 더 선택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특히 청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두드러진다.
국민의힘은 1일 청년정책 네트워크를 출범했다.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발굴하고 입안·시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단 의지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한다. 당대표뿐 아니라 최고위원과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여해 청년에 대한 관심을 크게 보이고 있다.
출범과 동시에 발표한 1호 정책은 토익(TOEIC) 시험 성적 유효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안이다.
민주당도 최근 청년들이 혹할만한 법안 등을 내면서 청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단독으로 지난달 17일 국회 교육위 안건조정위를 통해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탄희 의원은 지난달 30일 채용공고 시 임금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7일 광주 방문 당시 전남대학교를 찾아 대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1000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정치권이 청년층에 공들이는 이유는 물론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 성향이 확고한 40대 이상의 세대층은 정책보다는 정치 상황이나 호감도에 따라 결정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20·30대 청년층은 정책에 따라서 표심을 바꾸기에 표심을 얻기 위해 본격적으로 발을 내닫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문제는 총선 등 선거를 앞두고서만 청년정책 논의가 활발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선과 지선 당시 때까지만 하더라도 활발하던 청년정책 얘기들이 지방선거를 마친 후에는 깜짝 같이 사라졌다가 총선 모드 전환을 앞둔 시점에 다시 나타났다.
이러한 모습은 이번뿐 아니다.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19년에도 여야 모두 청년층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청년 조직을 꾸리고 청년정책들을 쏟아냈었다.
민주당에서 활동하는 한 청년 당원 A씨는 3일 쿠키뉴스에 앞다퉈 청년정책을 발굴하려는 모습보다 현실적 진단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을 위한 정책과 공약은 2030세대를 선점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전에 시행한 정책으로 청년의 삶을 개선했는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며 “청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매번 새로운 정책과 공약이 아니라 청년들의 어려움을 직접 해소해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치권의 주류가 50대인 상황에서 과연 청년들이 공감할만한 정책과 공약이 발굴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22대 국회에서는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청년들의 원내 진입을 적극 독려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청년 정치인으로 활동 중인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분별없는 청년정책 발굴보다는 청년정치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과 타깃층 설정이 우선돼야 청년층에 호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포함해 역대 대선을 보면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예외 없이 이겼다는 점에서 청년층 표심이 선거에서 중요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정치권의 청년정책 발굴 노력은 그러한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그런 노력이 매번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청년 정치가 청년이 하는 정치인지,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정치인지 등 개념이 불확실하고, 또 청년의 범위도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구분 없이 젊은 사람이다 싶은 대상에 대해 호혜적인 정책으로 생각하는 정치권의 풍토 때문”이라며 “진정 청년들의 표심을 얻고자 한다면 청년정치의 모호성을 먼저 걷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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