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폭발하듯 모든 종목 다 올라” 라덕연, 녹취 나왔다

김판 2023. 5.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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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 조작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의 과거 투자설명회 녹취 파일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공개된 녹취 파일 속에서 라 대표는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며 자신의 투자 방법을 설명했고, 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시세조종'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질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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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 의혹 전면 부인했지만
녹취 속 라 대표, 투자자들 시세조종 언급 있어
불법 가능성 인지 정황 드러나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의 투자설명회 녹취록. SBS 보도화면 캡처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 조작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의 과거 투자설명회 녹취 파일이 공개돼 파장이 예상된다. 녹취 파일 속 라 대표는 시세 조종 방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시세 조종을 한 적이 없다’는 최근 언론 인터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공개된 녹취 파일 속에서 라 대표는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며 자신의 투자 방법을 설명했고, 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시세조종’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질문하기도 했다. 라 대표와 투자자들이 불법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들이다.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의 투자설명회 녹취록. SBS 보도화면 캡처


3일 SBS가 공개한 녹취 파일에서 라 대표는 투자자들을 향해 몇천억씩 벌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지난 2021년 9월 투자설명회 자리였다.

녹취 파일 속 라 대표는 “그냥 핵폭탄, 핵전쟁 나듯이 막 빠바방 다 올라가겠죠? 모든 종목이 다 올라가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이슈를 만들어버리면 이런 회사들은 거의 주가가 10배, 20배, 30배 올라가거든요. 다만 제가 이제 더 이상 해 먹을 수 있는 빈틈은 사라지겠죠. 근데 여기 계신 분들은 다 이제 한 몇백억씩, 몇천억씩 버시겠죠. 그러면 그리고 나서 끝인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의 투자설명회 녹취록. SBS 보도화면 캡처


녹취 파일 속 투자자들과 라 대표가 주고받은 대화들을 보면 시세조종이나 통정거래 등 불법적인 정황을 인지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도 여럿 나온다.

한 투자자는 “시세조종 자체가요. 지금 배가 가고 있어요. (라덕연) 대표님이랑 하나가 돼서요. 버스 대절해 다 태우고 간다고 아까 하셨잖아요”라며 ‘시세조종’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휴대전화를 저 같은 경우도 이제 대표님한테 맡겨놓고 업무를 보는데, IP라든지 위치 추적하면 다 한 사무실에서 세팅된 게 있지 않나”라며 수사를 걱정하는 발언도 했다.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의 투자설명회 녹취록. JTBC 보도화면 캡처


또 JTBC가 공개한 2021년 12월의 투자설명회 녹취 파일에서는 “제가 들고 있던 거 일단 넘겨주고, 그다음에 저는 비싼 가격에 계속 사기 시작하는 거죠. 제가 가지고 있던 거 넘겨드리고 비싼 가격에 저는 또 사기 시작하는 거예요”라고도 언급했다. 투자자 명의 계좌로 주식을 스스로 사고파는 통정거래를 언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에는 고액 자산가 100여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진행하면서 라 대표는 “제가 질 수 없는 게임으로 들어갔다. 이 판에서 제가 없어지는 리스크가 제일 큰 것 같다”고 강조했다.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의 투자설명회 녹취록. JTBC 보도화면 캡처


라 대표는 투자설명회에서 상속 이슈가 있는 종목들을 주로 공략했다고 구체적인 투자 방법도 설명했다. 상속이나 증여를 앞둔 기업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낮게 형성되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주가가 폭락한 8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에서 상속 이슈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라 대표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는 시세 조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었다. 그는 “저희가 억지로 부양을 하려고 주가를 급등시키거나 그런 게 아니다. 저는 그냥 무조건 산 것”이라며 “(주가) 급등을 위해 시세를 조종하고 그런 적 없다. 거래 내역 뒤져보면 다 나온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그냥 오직 좋은 주식을 산 것뿐”이라며 “좋은 주식을 사다 보면 가격이 자동으로 올라간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큰 회사들을 대상으로 시세 조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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