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숱한 '고비' 넘겼다, 그래서 더 값진 '1군' 천재환
배중현 2023. 5. 4. 05:54
외야수 천재환(29·NC 다이노스)은 숱한 고비를 넘겨 마침내 프로야구 '1군 멤버'가 됐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엔 인생이 풀리는 거 같다"며 웃었다.
천재환은 NC의 '4월 히트 상품'이다. 월간 21경기에서 타율 0.313(67타수 21안타)를 기록했다. 9경기 연속 안타,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득점권 타율도 0.353로 수준급. 지난해 기록한 안타 5개가 통산 1군 성적의 전부였다는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자 변화다.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제이슨 마틴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채웠다.
천재환은 "처음엔 생각이 많았다. 결과가 좋아도, 그렇지 않아도 쫓기는 느낌은 똑같았다. 2군에서 하던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SSG 랜더스와 2차전(4월 15일·선발 커크 맥카티)부터 그런 느낌이 확 생겼다"고 말했다.
화순고를 졸업한 천재환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됐다. 야구 인생 첫 위기였다. 하지만 일찌감치 고려대 진학이 예정돼 큰 타격은 없었다. 때마침 내야수(3루수)였던 포지션을 투수로 바꿀 계획도 있었다. 그런데 대학 1학년 때 입스(Yips·두려움 때문에 발생하는 불안 증세)가 왔다. 스트레스 탓에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해 2학년 때 포지션을 다시 내야수로 바꿨다. 그리고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시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천재환은 "대학교 때 지명이 되지 않은 건 충격이었다. 드래프트 전날에도 지명을 한다고 얘기한 구단 관계자도 계셨는데 그렇게 됐다"며 "처음엔 원망 아닌 원망과 후회도 많이 했다. 사실 야구를 포기했었다"고 말했다.
2016년 8월에 열린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천재환은 방황했다. 두 달 정도를 쉬고 있을 때 대학교 코치가 NC 입단 테스트를 권유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입대 서류를 준비하던 천재환은 8~9명과 경쟁한 끝에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했다.
고비는 계속됐다. 2018년 5월 경기 중 공에 맞아 손목이 골절된 것이다. 구단은 재활 치료 후 입대를 원했지만, 선수의 생각은 달랐다. 치료받으면서 병역(사회복무요원)을 이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군 보류 명단에서 빠졌다.
천재환은 2020년 6월 전역 후 입단 테스트를 거쳐 NC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그는 "손목 골절로 핀을 박았는데 핀을 빼면 그 시즌을 뛸 수 없었다. 재활 치료를 군대에서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최대한 빨리 군대 가려고 병무청을 찾아가기도 했다"며 "장애인 복지 시설에 잠깐 있다가 어르신들을 모시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일했다"고 돌아봤다.
천재환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의 '타자 최우수선수(MVP)'였다. 팀 내 최다인 연습경기 데일리 MVP를 총 3번이나 차지했다. 캠프 연습경기 타율이 0.421(19타수 8안타). 하지만 시범경기 타율이 0.071(28타수 2안타)로 뚝 떨어졌다. 개막전 엔트리 승선이 불발돼 다시 잊힌 존재로 1군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런데 마틴의 이탈로 잡은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숱한 고비를 극복한 그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천재환은 "난 표본이 없지 않나. 그래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더라도 NC 하면 떠오를 수 있고 믿음이 가는 선수, 그런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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