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도 온라인 변신 중, 한국 어쩔건가" 태재대 총장의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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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전혀 다른 세계”
“21세기 인류 문명사가 완전히 새롭게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20세기 소셜 DNA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21세기는 전혀 다른 세계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3일 오후 2시 강원 춘천시 교동 한림대 국제회의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한국 대학 미래와 혁신방안 탐색’ 심포지엄에서 염재호 태재대 총장(전 고려대 총장)이 한 말이다.
기조 발제자로 나선 염 총장은 이날 ‘디지털 문명시대 고등교육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제로 21세기 디지털 문명 전환기에 대학이 처한 위기 상황을 분석하며 "학생 중심으로 학부체제를 개편하고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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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온라인으로 전환 분주
염 총장은 “지난해 하버드대에서 나온 리포트를 보면 교실 환경을 바꾸고 온라인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또 방송국 PD를 고용해 캠퍼스 안에 있던 하버드 영역을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며 “스탠퍼드대도 4~5년 전부터 모든 공대 교수에게 20분짜리 강의를 영상으로 만들도록 하는 등 미국 대학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제 고등교육 패러다임 대전환을 위해 대학은 뼈를 깎는 자세로 개혁해야 한다. 대학이 이런 변화를 거부하면 19세기 말 근대화 물결을 거부했던 조선 유생처럼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교육학자 고(故) 운주 정범모(1925~2022) 교수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대 사범대학장과 한림대 총장 등을 역임한 정 교수는 국민훈장 동백장과 무궁화장, 인촌상과 일송상을 받은 한국 교육계 거목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이날 오전엔 정 교수의 삶과 학문을 기리기 위한 흉상 제막식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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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계 거목 운주 정범모 교수 추모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한 한림대 도헌학술원 송호근 원장은 “AI 시대 미래 세대를 위한 대학 혁신방안을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탐색해보고자 했다”며 “미래 교육이 가야 할 길과 방향을 지속해서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이정동 서울대 대학원 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전공 교수는 ‘AI 시대 교육과 학습의 미래’를, 조영헌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불확실성의 시대, 소확행(小確幸)으로부터 대학 구하기-통합과 연결의 플랫폼 대학 생태계’를 발표했다. 박섭형 한림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생성형 AI 시대 대학의 역할’을 역설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의료ㆍ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미래 유망 분야 특성화와 교육 혁신을 추진해온 한림대는 ‘한국판 미네르바 스쿨’을 모델로 한 태재대와 고등교육 혁신, 글로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디지털대학인 태재대는 오는 9월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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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태재대 글로컬 파트너십 구축
두 대학은 혁신적 글로컬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 비전·전략을 함께 수립하고 교육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해 사업화할 계획이다.
최양희 한림대 총장은 “새로운 대학 모델의 키워드는 다양한 기능을 분해하고 해체한 뒤 핵심 구성 요소를 재구성하는 것으로, 반드시 과학기술 기반 교육 솔루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디지털ㆍ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새로운 구조 개혁 솔루션을 혁신 모델 중심에 두고 전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K-고등교육 모델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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