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위해 뛰는 건 아닌지… LG ‘헛발 야구’

이누리 2023. 5. 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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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뛰는 야구'는 5월에도 계속됐다.

LG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앞세워 공격적인 팀 색깔을 입는 데는 성공했지만 잃은 것 역시 많았다.

LG는 2일 NC전에서 5대 3으로 이기며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중계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류지현 전 LG 감독은 "오늘은 이기더라도 아마 찝찝할 거 같다. 이기는 과정도 너무 안 좋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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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도루 성공률 60% 아래로 추락
득점 기회마다 주루사·실책 남발
염경엽 감독 “도루 덕에 더 승리”
지난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LG 문보경이 도루를 시도하다 KIA 투수 김기훈의 견제로 1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자 심판에게 어필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트윈스의 ‘뛰는 야구’는 5월에도 계속됐다. 실속은 별개의 문제다. LG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앞세워 공격적인 팀 색깔을 입는 데는 성공했지만 잃은 것 역시 많았다. 이미 도루자와 주루사, 견제사를 차곡차곡 쌓은 상태에서 5월 첫 경기부터 2도루자, 1견제사를 추가했다. 팀 도루 성공률은 60% 마지노선을 깨고 50%대에 진입했다.

주초 NC 다이노스전 승리도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LG는 2일 NC전에서 5대 3으로 이기며 3연패 사슬을 끊었다. 하지만 실책과 주루사를 남발하며 경기 내용 면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중계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류지현 전 LG 감독은 “오늘은 이기더라도 아마 찝찝할 거 같다. 이기는 과정도 너무 안 좋다”고 평가했다.

이날 LG는 안타 8개와 4사구 10개를 얻어 18번 출루했으나 잔루 10개를 기록했다. 득점을 낸 5명을 제외한 3명의 타자는 도루에 실패하거나 견제로 잡혔다. 도루는 두 번 뛰어 모두 실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팀 도루 성공률은 60.9%로 이미 리그 내 최하위였지만 59.1%로 더 떨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당장 수치로 나타나는 성공률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4월 마지막 경기 더그아웃에서 “실패율은 갈수록 줄여야 한다”면서도 “실패했다고 (뛰는 야구를) 죽이려고 하면 다시 옛날 야구로 간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도루로 영향을 받아 진 것보단 이긴 게 훨씬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야구에 견제도 나오고, (견제에 대한) 응원도 나오고, 팬들에게 스토리를 주는 것도 팀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뛰는 야구’ 기조를 이어가겠단 뜻이다.

그러나 염 감독의 바람과 달리 ‘적극적인 도루’는 ‘적극적인 견제’로 막혔다. ‘LG 타자가 1루에 있으면 무조건 뛴다’는 패가 공개된 탓에 주자의 무리한 도루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날 LG가 기록한 도루자와 견제사 모두 1루 주자의 발에서 나왔다.

2회 1사 1루 풀카운트에서 김민성이 도루를 시도했으나 타자 박동원이 헛스윙하며 2아웃 당해 공격 찬스를 날렸다. 김민성은 2루에 한참 못 미친 위치에서 태그아웃됐다. 8회 무사 1루에선 타자 문성주가 번트 자세로 볼을 골라냈는데 1루주자 홍창기가 도루를 시도해 또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9회에 나온 오지환의 도루는 특히 아쉬웠다. NC의 마무리 투수가 부재한 틈을 타 LG가 점수 차를 더 벌릴 수 있었지만 무리한 도루로 기회를 놓쳤다. 볼넷으로 출루한 오지환은 1사 1루에서 도루를 시도했으나 왼손 투수 하준영의 견제구에 그대로 당했다. 어렵게 내보낸 주자를 잃은 LG는 결국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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