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보다 가격 더 올린 기업들 탐욕, 인플레 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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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이 상품 가격을 원가 상승률보다 더 빠르게 인상한 것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충격을 안긴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스위스의 다국적 건축자재 기업 홀심의 얀 필리프 예니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업실적 설명회에서 지난 2년간 상품 가격을 인상한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짚으며 "경영에 부정적인 결과가 아닌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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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 브랜드 가치 하락” 자성도
일부 기업이 상품 가격을 원가 상승률보다 더 빠르게 인상한 것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충격을 안긴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왜곡 등을 수익 향상의 기회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기업들의 욕심이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임금 상승보다 더 큰 이유라고 지적한다. 이사벨라 웨버 매사추세츠대 경제학과 교수는 “모든 기업이 기회주의적으로 이윤을 높이는 건 아니지만 일부 기업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업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을 고정비 증가 폭보다 과도하게 올렸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가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유로존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 대비 7% 상승했다. 하지만 식품,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5.6%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5.7%)보다 하락했다.
가격 인상은 기업의 수익 향상으로 이어졌다. 스위스의 다국적 건축자재 기업 홀심의 얀 필리프 예니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업실적 설명회에서 지난 2년간 상품 가격을 인상한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짚으며 “경영에 부정적인 결과가 아닌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탐욕적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이라는 환경에서 이를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UBS의 폴 도너번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이)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했다는 비판이 확산하면 장기적으로 브랜드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독일 대형 유통업체 에데카는 최근 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일부 업체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마르쿠스 모사 CEO는 “업계가 인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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