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기술, 전문가 네트워크 공유…한국·ADB ‘K허브’ 만든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아시아개발은행(ADB) 회원국들이 중심이 돼 각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며 “대한민국도 ADB와 함께 적극 동참하고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ADB 연차총회 개회식 축사에서 “글로벌 공급망 분절과 디지털 격차 해소, 기후변화 대응 같은 새로운 도전은 국가 간 견고한 연대와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AD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사회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1966년에 설립된 국제기구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역내 49개국, 역외 19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70년 서울에서 ADB 연차총회가 개최됐고, 2004년 제주 이후 19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한국 정부가 ADB와 공동으로 설립하는 기후기술 허브(K허브)를 각국 정부, 민간기업이 기술, 지식,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민관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세계 기후 전문가 네트워크의 거점이자 싱크탱크 역할을 할 ‘ADB·한국 K허브’는 내년 서울 설립을 목표로 한다. 정부와 ADB는 K허브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인력도 공동으로 파견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차총회의 거버너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총재는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 긴축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통화정책의 전환을 말하기는 이르고, 높은 물가가 더 안정된 뒤에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경제에 대해선 “선진국의 추가 긴축에 따라 환율의 압박과 자본 유출의 위험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영향이 지난해보다는 적을 것”이라며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오전에 진행한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최근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상황과 관련, “매일의 환율 변화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큰 변동성엔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원화는 다른 통화와 비교해 선방했다”며 “지난달은 외국인 투자가에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는 시기고, 이때가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에서 이 총재는 최근 아시아 국가의 부채가 늘어나는 등의 어려움에 대해선 “정치적인 손실이 일부 있더라도 고통을 감내하고 구조조정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일훈·임성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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