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 신사업마다 성공 가도…‘최초’ 타이틀맨 [CEO 라운지]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5. 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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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은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2015년 KB금융그룹에 편입돼 이름을 바꿔 출범한 지 7년 만이다. 이제는 당당히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60) 취임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김 사장은 실적 개선뿐 아니라 혁신도 꾸준히 이어왔다. 취임 후 따낸 ‘최초’ 타이틀만 해도 여럿이다. 업계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KB손해보험만의 신사업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다. 올해는 KB손해보험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KB골든라이프케어·KB헬스케어·마이데이터 사업 등 ‘신사업 3총사’의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최고’로 발돋움하기 위해 더욱 강하게 고삐를 죌 계획이다.

1963년생/ 서울대 경제학 학사/ 2011년 KB금융지주 홍보부장/ 2013년 KB국민은행 인사부장/ 2015년 KB금융지주 홍보총괄 상무 겸 KB국민은행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2017년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 전무(CRO) 겸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그룹 전무/ 2019년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 2021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현)
어린이보험 공격적 행보

그룹 핵심 계열사로 ‘우뚝’

김 사장 취임 2년 차였던 지난해 KB손해보험은 KB금융그룹 내에서도 두드러지는 실적을 달성하며 핵심 계열사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KB증권과 KB국민카드 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KB손해보험 순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면서 균형을 맞췄다.

지난해 KB손해보험이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5817억원. 2021년(2855억원)보다 무려 104% 늘어난 수치다. 김 사장 취임 전인 2021년(1533억원)과 비교하면 2년간 순이익이 279% 성장했다.

지난 2년간 진행한 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김 사장은 취임 후 수익성 강화를 위해 손해율 관리는 물론, 암보험·치아보험·어린이보험 등 사람의 신체·생명 등을 보장하는 장기인보험 상품 개발과 판매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어린이보험 부문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어린이보험은 잠재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계약자서비스마진(CSM)이 높은 고수익성 상품으로 꼽힌다.

김 사장 취임 전만 하더라도 어린이보험은 경쟁사인 현대해상의 독보적인 영역이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신상품을 내세워 의욕적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2월 선보인 자녀보험 신상품 ‘KB금쪽같은자녀보험’은 정신 질환 등 차별화된 보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성과도 즉시 나타났다. 상품을 선보인 지 한 달 만에 1만7000여건이 판매돼 매출 13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2021년 월평균 자녀보험 가입 건수가 약 1만건, 매출액이 8억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70%가량 판매가 늘어난 셈이다.

어린이보험 보험료를 내린 점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12월 자녀보험 예정 이율을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려 고객에게 실질적인 보험료 인하 혜택을 제공했다. 고객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주자 상품은 한 달간 2만3000여건이 팔려 가입 건수가 약 80% 급증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보장 내용을 차별화하거나 보험료 혜택을 늘린 영향으로 실제 판매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2023년 불확실성 가득

‘신사업 3총사’ 입지 구축 박차

“영속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거 성공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김 사장이 올해 임직원에게 강조한 메시지다. 성공적인 2022년을 보냈으나,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주문이다. 올해는 대한민국 보험 역사상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보험 산업 재편 신호탄이 될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고, 불안정과 불안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의미의 ‘퍼머크라이시스’ 시대 도래 등 예측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될 신사업 입지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은 보험 시장의 성장 정체 속에서 신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다. 2016년에는 금융업계 최초로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설립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 요양 사업에 진출했다. 2017년 서울 강동구에 주야간 보호시설인 ‘강동케어센터’를, 2019년에는 송파구에 프리미엄 노인 요양시설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를 선보였다. 2021년에는 서초구에 ‘KB골든라이프케어 서초빌리지’를 열었다.

업계 최초로 시도한 프리미엄 노인 요양시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실버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위례빌리지는 개소 1년 만에 입소 대기자만 1300명을 넘어섰다. 서초빌리지 역시 정원 80명인 시설에 오픈 전 사전 접수에만 신청자 300여명이 몰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최근 3년간 KB골든라이프케어 매출도 2020년 65억원에서 2021년 84억원, 2022년 11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세를 몰아 김 사장은 서울 은평구에 새로운 프리미엄 노양시설 설립을 계획 중이다. 내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인 은평빌리지(가칭)는 위례·서초빌리지에 이은 세 번째 노인 요양시설이 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네 번째 시설을 수원 광교에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노인 요양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1위 요양 사업자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 2021년 보험업계 최초로 설립한 헬스케어 자회사 KB헬스케어도 미래 성장의 한 축으로 주목받는다. KB헬스케어는 플랫폼 ‘오케어(O-Care)’를 구축해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가 자유롭게 만나 거래하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조성했다. 지난해 1분기 KB금융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KB헬스케어는 최근 임직원 건강관리를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상품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일반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본허가를 획득한 마이데이터 사업도 김 사장이 기대하는 핵심 신사업이다. 지난해 4월 공개한 KB손해보험 마이데이터는 기존 보험사 앱에서 조회할 수 없던 고객 금융 자산 통합 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보험사 최초로 연령이나 자산 규모 등이 비슷한 고객군 비교를 가능케 했다. 향후 보험 가입부터 심사, 계약 체결, 계약 유지, 보험금 청구·지급까지 모든 과정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참여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공을 들인 만큼 이용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38만명에서 올해 3월 47만명으로 3개월 만에 약 23.3% 증가했다. 자산을 연결한 고객 역시 3개월간 11만명에서 14만명으로 21.3% 늘었다.

김 사장은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경쟁 환경이 더욱 심화되고 고객 요구는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도록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시대 흐름을 앞서 나가는 디지털화를 이뤄내야 한다. 모든 임직원이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창의적인 도전과 혁신을 멈추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7호 (2023.05.03~2023.05.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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