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고 남는 것’을 쓰는 크리스천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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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몸 담고 있는 로터리클럽은 봉사활동을 위해 탄생한 세계적인 조직이다.
자기가 그를 타인에게 의존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스스로 일어나 일하면서 현재의 처지를 벗어나려는 의지를 꺾어 버렸다는 것이다.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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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몸 담고 있는 로터리클럽은 봉사활동을 위해 탄생한 세계적인 조직이다. 회원 중에는 기독교인도 있고 비기독교인도 있다. 연탄 나눔·헌혈 봉사 쪽방촌 방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나도 이러한 봉사에 참여해 왔다. 과거에 26번 헌혈을 했지만 지금은 나이 제한(65세)이 있어서 못하게 되었다.
어떤 회원은 탄자니아에서 교육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세가 80이 되신 선교사님이다. 벌써 9년째이다. 우리 로타리(한수 로타리) 클럽에서는 돈을 모아 초등학교를 세웠다. 나도 내 손자 이름으로 책걸상을 후원했다. 초롱 한 눈동자를 띤 현지 학생들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한국 로타리(Rotarykorea)는 재정적 기여도에 있어서 세계에서 2번째라고 한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인구 대비 해외 자원봉사 비율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 2번째로 높다. 내가 해외 근무를 할 때 외국인들에게 이 말을 하면 모두 궁금해했다. “왜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그렇게 많지요” 나도 궁금하다. 아마도 우리는 남을 도와주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입었는지도 모른다. 감사한 일이다.
남을 돕는 선한 일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잘못 도우면 오히려 해가 된다. 프랑스 철학자 루소는 매일 아침 근처 공원을 산책하면서 생각을 다듬던 습관이 있었다. 그는 공원의 한 귀퉁이에 앉아서 구걸하는 자에게 매일 조금씩 돈을 넣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음이 왔다. 자기가 그를 타인에게 의존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스스로 일어나 일하면서 현재의 처지를 벗어나려는 의지를 꺾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루소는 다른 길로 산책했다.
유럽 국가들의 개도국 원조 방식은 역량 강화이다.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다. 루소의 교훈과 같다. 한국의 원조 방식도 이와 유사하다.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주는 것이다. 교육훈련이 중요한 대외원조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한국이 놀라운 성장을 이룩한 것도 바로 교육을 통한 역량 강화였다.
물론 당장 빵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우선 빵을 주어야 한다.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거지 행색을 한 사람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의 눈은 처량함으로 가득하고 누군가 빵값을 조금이라도 주었으면 하는 애처로움이 보였다. 나의 눈이 그의 눈과 마주쳤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지갑을 꺼내 돈을 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술 사 먹지 말고 밥 사 먹어요” 그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선한 행동이다. 그렇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있듯이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이 없다고 지나치고,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지나친다. 그러나 시간이 나면 돕겠다는 사람에게 시간은 결코 생기지 않으며, 돈이 생기면 남을 돕겠다는 사람에게 돈은 결코 생기지 않는다. 하나님의 영혼들이 더 이상 궁핍하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부합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행동하는 기독교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김봉현 전 호주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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