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첫 선발등판서 5이닝 3실점…역대 최고령 기록 경신

배영은 2023. 5. 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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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대 최고 소방수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 데뷔 19시즌 만의 선발 등판을 무사히 마쳤다.

3일 대구 키움전에 프로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삼성 오승환. 뉴스1


오승환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의 선발 등판은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오승환은 이와 함께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과 투구 수(73개), 피안타, 탈삼진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그의 종전 최다 이닝은 4이닝, 최다 투구 수는 59개로 모두 신인 시절이던 2005년의 기록이다.

이뿐만 아니다. 오승환은 40세 9개월 18일의 나이로 선발 등판하면서 2012년 4월 12일 박찬호(당시 한화 이글스)가 남긴 역대 최고령 선발 투수(38세 9개월 13일) 기록을 11년 만에 갈아치웠다.

3일 대구 키움전에서 프로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마운드에 서서 국민의례를 하는 삼성 오승환. 뉴스1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374개)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리빙 레전드'다. 포스트시즌 최다 세이브(13개)와 한국시리즈 최다 세이브(11개)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데뷔 첫 해부터 전문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620경기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구원 투수로만 출전했다. 다만 올 시즌엔 앞선 10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눈에 띄게 흔들렸다. 결국 마무리 투수 자리를 왼손 투수 이승현에게 넘겨줘야 했다.

박진만 감독과 정현욱 코치는 투수 오승환의 존재감과 상징성을 고려해 부진의 고리를 끊고 돌파구를 찾을 방법을 고심했다. 선발 등판은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찾아낸 고육지책이다. 오승환은 지난달 26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 나선 뒤 일주일 동안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

3일 대구 키움전에 프로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삼성 오승환. 사진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은 데뷔 첫 '1회 등판'이 낯선 듯 첫 이닝에만 공 21개를 던지며 고전했다. 첫 타자 이정후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았지만, 신인 박찬혁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이어 1사 2루에서 왼손 타자 김혜성에 컷패스트볼을 던지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오승환은 다음 타자 애디슨 러셀에게도 우중간 2루타를 내줘 세 타자를 연속 장타로 내보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이원석과 이형종을 무사히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오승환은 2회에도 실점했다. 연속 삼진으로 투아웃을 잡은 뒤 이지영에게 우전 안타, 이정후에게 좌월 적시 2루타를 차례로 얻어 맞았다. 그러나 이 적시타가 마지막 위기이자 실점이었다. 오승환은 이후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열 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위력을 뽐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투구 수를 고려해 1-3으로 뒤진 6회 초 투수를 최충연으로 교체했다. 오승환의 역사적인 첫 선발 등판은 그렇게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삼성이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이대로 끝나면 오승환은 데뷔 첫 선발패를 기록하게 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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