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덩치에 날렵함까지… ‘도루왕 이대호’ 같은 괴물 떴다

이용상 2023. 5. 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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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7 왕복 130㎞ 시승기
주행성능 대형 SUV 믿기 힘들 정도
5m 넘는 길이에도 유턴 한번에
트렁크 상·하 분리 좁은공간 편리
BMW 신형 X7의 측면 모습. 전장 5180㎜, 전고 1835㎜, 전폭 1990㎜으로 몸집이 거대하다. 23인치짜리 타이어가 이 우람한 덩치를 받치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BMW코리아는 자동차 담당 기자나 유튜버에게 제공하는 시승차량을 서울역 인근 건물의 지하 7층에 보관한다. 시승차 담당자가 X7의 차키를 건네며 말했다. “X7은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구간에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X7은 작은 차에 익숙한 운전자는 차를 몰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몸집이 크다. 그러나 주행 능력은 탁월했다. 도루왕 ‘이대호’(키 193㎝, 몸무게 130㎏의 전 롯데 소속 야구선수)가 떠올랐다. 지난달 15일 BMW의 신형 X7 40i 모델을 타고 서울 마포에서 경기도 광주까지 왕복 약 130㎞를 주행했다.

한눈에 봐도 덩치가 컸다. 전장(차의 길이) 5180㎜, 전고(차의 높이) 1835㎜, 전폭(차의 넓이) 1990㎜다. 23인치짜리 타이어가 이 우람한 덩치를 받치고 있었다. 요즘 BMW가 신차에 적용하는 대형 키드니 그릴도 X7에 달아놓으니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다. 키드니 그릴의 세로 라인 안쪽으로 비추는 은은한 조명이 밤에 보면 마치 폭포수 같다. 이 조명을 ‘아이코닉 글로우’라고 한다. 다른 BMW 차량에는 그릴의 테두리에 있다. BMW의 다른 차량과는 달리 헤드라이트가 둘로 분리돼 있었다. 위쪽의 LED조명은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이고 아래쪽이 상·하향등이다. 가늘고 날렵한 모양이었다.

X7의 정면 모습. 세로형 키드니 그릴을 장착했고 헤드라이트를 둘로 분리했다. 오른쪽 사진은 X7의 트렁크 문을 연 모습. 이용상 기자


운전석에 앉았다. 운전석 앞쪽에서부터 차량 중앙까지 디스플레이가 이어져 있었다. 운전석 쪽으로 살짝 휘어져 있어 조작이 편하고 화면도 잘 보였다. 비상경고등을 비롯해 꼭 필요한 버튼만 남기고 대부분 기능을 디스플레이에 담았다. 이런 게 요즘 추세이지만 통풍·열선시트까지 터치스크린으로 2~3단계를 거쳐야 하는 건 조금 불편했다. 운전 중에 시선을 뺏길 수 있으니 반드시 출발 전이나 정차했을 때 작동시키길 당부한다. 기어 레버는 손가락만 까딱해서 R(후진)·N(중립)·D(전진)를 조작하는 형태다. 기존의 기어봉은 떼어 냈다. 조수석 앞쪽 앰비언트 라이트의 끝부분에 적힌 ‘X7’ 로고가 인상적이다.


이제 주행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강력한 출력이 느껴졌다. X7은 최신 직렬 6기통 엔진이 달렸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져 최고 출력 381마력, 최대 토크 55㎏·m의 성능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5.8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X7의 주행성능은 대형 SUV라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롯데 이대호 같은 몸집을 하고도 삼성 박해민(2015~2018년 KBO리그 도루왕)처럼 가볍고 잽싸게 움직였다. 코너를 돌 때도 차가 반대편으로 거의 쏠리지 않았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차가 기울어지려고 할 때 양쪽 서스펜션에 힘을 다르게 분배해 버티게 하는 기능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을 연결해 최신가요를 틀었다. 영국 하이엔드 스피커 바워스앤드윌킨스(Bowers&Wilkins)의 프리미엄 사운드시스템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가 실내를 가득 채웠다. 콘서트홀에 온 듯했다.


3차선 도로에서 유턴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큰 덩치 탓에 한 번에 돌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버벅거리면 뒤차가 경적을 울릴 테니 빠르게 후진했다가 유턴하려고 했는데 이게 웬걸, 5m 넘는 길이에도 한 번에 유턴할 수 있었다. 뒷바퀴가 최대 3.5도까지 꺾이는 ‘인테그릴 액티브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이다.

이 덩치 큰 차를 몰고 꼬불꼬불 좁은 길목을 지났는데 막다른 길이거나 맞은편 차량이 길을 안 비켜주는 상황이 생겨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후진 보조장치를 이용하면 X7이 최대 200m까지 스스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차가 경로를 기억하는 기능은 전용주차장에 차를 댈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맨 처음 주차 장면을 녹화해 두면 다음부터는 ‘메뉴버링 어시스트’ 기능을 이용해 차가 스스로 지정 구역에 주차하게 할 수 있다. 트렁크는 위아래로 나뉘어서 열린다. 뒤쪽 공간이 좁은 곳에서 트렁크를 열 때 편리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300ℓ이지만 2·3열 의자를 모두 접으면 2120ℓ까지 늘어난다. 이 차의 가격은 1억468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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