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중 또 화재…"사고 데이터 부족, 대비책 시급"

조은비 2023. 5. 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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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충전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충전 중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1시 40분쯤 부산진구 범천동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마이브 M1에서 불이 나 차량을 전부 태우고 30분 만에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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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 설치된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기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충전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충전 중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1시 40분쯤 부산진구 범천동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마이브 M1에서 불이 나 차량을 전부 태우고 30분 만에 꺼졌다.

전기차량 차주는 지난 28일 오후 6시 마지막 운행을 했고, 불이 나기 약 20분 전인 11시20분 전기차 충전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로 인해 차량 1대의 절반가량이 불에 탔고, 다른 차량 4대도 불에 의해 일부 파손됐다.

이번 화재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많은 차량이 밀폐된 지하에 밀집되어 있는 데가 늦은 시간에 화재가 발생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전기차 충전소 지상 설치등 대비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소방청이 집계한 최근 3년간(2020~2022년) 전기차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79건으로 집계됐다. 

소방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의 경우 배터리가 타버릴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화재 진압이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보급 확대로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충전기 설치도 늘어나고 있지만, 대비책 속도는 더딘 것 같아 화재 발생 시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전기차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것도 어려워 대비책 마련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부산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는 전날 사고를 포함해 모두 7건이다. 이 가운데 4건이 ‘화재원인 미상’이고, 2건은 조사 중이다. 나머지 1건은 교통사고로 인한 화재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우중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충전소 혹은 배터리가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한 데도 지난해 1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으로 100가구 이상 아파트, 주차 대수 50면 이상 공중이용시설에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설치된 3만3952개의 전기차 충전시설 중 90%가 지하에 있다. 

100세대 이상 기축 공동주택은 오는 2025년 1월 28일까지 전기차 충전시설을 전체 주차대수의 2% 이상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많은 충전시설이 지하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기차 이용률이 높은 제주도의 경우 지난달 2일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 화재안전 가이드’ 마련을 위한 심의에 착수했다.

산업부에서도 전기차 충전시설 지상화를 포함한 기준 정비 개정안을 논의 했다. 여기에는 전용 주차구역 방화구획, 연기배출설비, 전용 CCTV 설치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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