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자마자 매진됐다...'물폭탄 어린이날' 부모 사로잡은 '이곳'
“어린이날 캠핑장을 예약해 뒀는데, 비가 온다고 해 취소했습니다. 연휴 중 계속 비가 온다는데 아이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난감하네요.”
네살 딸아이를 둔 30대 직장인 송모씨는 3일 “집중호우 소식에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가 주변에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에 집중호우, 천둥ㆍ번개에 돌풍도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5일 시작하는 어린이날 연휴에 전국에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는 4일부터 6일까지 최대 150㎜ 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또 대부분 지역에서 시간당 최대 20~50㎜ 비가 쏟아질 수 있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4년 만의 ‘탈코로나’ 축제 준비한 지자체 울상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벗어나 4년 만에 풍성한 대면 행사를 준비했던 기관들은 울상이다.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어린이날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던 서울시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은 제대로 열리지 못할 판이다. 국내ㆍ외 14개 서커스 등 공연, 플리마켓 등을 갖춘 야외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주영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장은 “기상 상황에 따라 공연을 6일로 미루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드론 500여대가 날아오르는 뚝섬한강공원 ‘2023 한강 불빛 공연’도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강남구는 5일 오후 7시 삼성동 코엑스 광장 특설무대에서 예정된 ‘G-K POP 콘서트’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어린이날 행사, 앞당기거나 미루기도
자치단체도 행사를 축소ㆍ변경하거나 장소를 실내로 옮기고 있다. 5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예정된 부산시 ‘어린이날 큰잔치’는 당초 야외 공간에 100여개 체험ㆍ놀이 부스를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 소식에 부스를 내부로 옮기고 규모도 축소한다. 경남도는 도청 광장에서 예정했던 어린이날 행사를 하루 앞당겨 4일에 열기로 했다.
400가족이 참여해 가족미션과 운동경기를 치르는 대구 달서구의 ‘가족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아요’ 행사는 장소를 호림강나루공원에서 성서산업단지 다목적체육관으로 급히 옮겼다. 호남지역에서는 5일부터 이틀간 예정됐던 ‘목포노을 드론라이트쇼’가 취소됐다. 다만 드론쇼와 함께 예정됐던 이보람(WSG워너비), 길구봉구 공연 등 행사는 6~7일로 연기했다. 광양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광양시 어린이놀이 한마당’ 행사는 오는 7일로 늦췄다.
실내 놀이ㆍ체험시설은 ‘예약 전쟁’
반면 공공ㆍ민간 실내 시설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국립부산과학관이 어린이날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3일 0시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미니카를 만들어 레이싱 트랙 위에서 구동해보는 ‘뚝딱뚝딱 미니카 레이싱’ 프로그램은 5일부터 7일까지 모든 회차(9회차ㆍ90명) 예약이 곧장 마감됐다. 가족이 협동해 그림을 그리고 미술치료사 상담을 받는 대구미술관 ‘아이의 마음’ 프로그램도 5일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마감됐다.
경남 고성 공룡박물관에는 평소 주말 대비 2배 넘는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5일로 예정된 마술공연은 7일로 연기됐지만, 실내 박물관 시설을 갖추고 있어 “몇시부터 문을 여느냐” “어떤 어린이날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냐”는 등 전화 문의가 잇따른다고 한다. 광주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오는 5∼7일 어린이ㆍ가족 문화축제인 ‘HOW FUN(하우펀) 9’을 개최한다. 16만1237㎡(약 4만8700평) 규모 실내 공간에 도시문화를 주제로 한 50여 가지 공연ㆍ체험ㆍ전시 콘텐트가 마련된다. 사전예매 프로그램인 ‘알록달록 도시 마을’과 어린이공연 ‘어둑시니’ 등은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민간 실내 놀이시설에서도 ‘예약 전쟁’이 한창이다. 물감 놀이를 할 수 있는 대구 달서구 한 민간 실내놀이터는 어린이날 온라인 예약이 마감됐다. 7세 조카를 둔 최모(35)씨는 “조카를 데려가려고 키즈카페 등 실내 놀이터 여러 곳을 알아봤는데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말했다.
전국 200여개 실내 놀이시설 매장을 둔 플레이타임 그룹 관계자는 “평소에도 비가 올 때 매출이 뛰는 경향이 있다. 어린이날 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장마다 입장이 시작되는 시간과 예약 가능 여부 등을 묻는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주·안대훈·최경호·문희철·백경서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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