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윤 대통령, 당 장악 욕망 자제 못해... 협력자 배제"
[곽우신 기자]
"그 인내를 그런 데 발휘했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1년을 평가하면서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인내'를 언급한 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하여튼 (대통령을) 1년 하면서 느끼는 것은,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내심이다"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윤 대통령 "대통령의 스타성? 1년 지나면서 좀 익숙해져").
김 전 위원장은 3일 오후,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의혹을 성토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을 윤 대통령이 지나치게 장악하려 한다는 취지의 비판이었다.
그는 "국민의힘을 내걸로 만들자? 뭐 이런 의향을 (윤 대통령이) 가진 건 틀림없다"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성향이라는 게, 대통령만 할 것 같으면 당을 장악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걸 자제를 해야 하는데, 자제를 못하니 오늘날 같은 성과가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인내심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당 대표 선거를 종전대로 하지 않고 룰도 바꾸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국민의힘 내부가 안정되지 못한 상황을 가져온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1년을 평가하면서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3일 오후,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김 전 비대위원장 모습. |
ⓒ 오마이TV 화면 갈무리 |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이미 국민들이 다 (점수를) 매기고 있는데 내가 굳이 점수를 매길 게 뭐가 있겠느냐"라며 윤 대통령의 지난 1년을 상당히 박하게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사실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0.73%p 차이밖에 나지 않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초기에는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지지를 보내서 (정권 출범 직후에는) 50%가 살짝 넘었던 상황이었는데, 그 이후에 윤 대통령의 여러 행위를 보고, 과거에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50% 이상 되는 사람들이 이미 지지에서 떨어져 나가버렸다"라는 진단이었다.
이어 "지지했던 사람들도 점차적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거기서 지금 15%p 가까이가 빠져서 (국정 지지도가) 30%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 시켰을 때 기대한 기대감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양극화 현상을 더 벌리는 정책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희망이 없고 실망만 가득 찼다. 그러니까 지금 지지도가 올라갈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별다른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이 정부에 신뢰를 줄 수가 없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양극화 문제 해결에 대한 능력은 물론 "관심이 없는 것 같다"라고도 쏘아붙였다.
또한 "아무리 지도자가 막강하다고 해도, 국민의 정서에 반해서 정부를 끌고 갈 수가 없다"라며 "윤 대통령의 문제는 (국민의) 부정적 평가가 60%가 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정 평가를 어떻게 낮출 수 있겠느냐"라며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읽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경주할 것 같지 않으면 절대로 반전이 불가능하다"라고 짚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2023.5.2 |
ⓒ 연합뉴스 = 대통령실 제공 |
하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지지도를 끌어올릴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본다"라고 짚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께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그 과정에 여러 협력자들을 다 배제하는 행위를 해왔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런 지지자는 다시 올 수가 없게 되어 있다"라는 평가였다.
특히 "예를 들어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도 배제하고, 안철수(국민의힘 의원)도 배제해버렸다"라며 "이준석이나 안철수 같은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기여를 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과 정의를 내세웠던 점을 상기시키며 "어떤 형태로든 (공정과 정의를) 지키려고 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라고도 언급했다. "그런데 그때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저때는 달리 이야기하면, (대통령의) 정직성이란 걸 믿을 수가 없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구체적으로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문답)'을 언급했다. 그는 "처음에 뭐라고 이야기했느냐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가장 근본적 원인이 국민과의 소통이었다"라며 "청와대에 있으면 소통이 안 되니까 소통을 하기 위해 용산으로 갔는데, 결국은 도어스테핑을 한 5~6개월 만에 결국은 중단해버리고 말았다"라고 꼬집었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중단해버린 것"이라며 "그런 것을 보면 '과연 저 사람,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지켜지겠느냐'는 의심을 (국민들이) 할 수밖에 없다"라고도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윤석열 정부의 갈림길"이라고 평가했다. "만약에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를 하면 그 다음 3년이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다"라는 예상이었다.
이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1년 동안에 소위 대통령의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무엇이 문제라는 것을 대략은 파악했을 것"이라며 "그 문제를 파악했으면 해결하는 데 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하라"고 언급했다. 특히 "많은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현명하다"며, 대통령 본인과 다른 생각을 하는 참모들을 곁에 두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만이 지금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다"라며 "다른 어떤 무력도 필요가 없고, 국민이 이제는 선거를 통해서 제도적으로 대한민국을 한번 개혁을 하는 그런 노력을 간절히 부탁한다"라며 다음 총선에서의 현명한 투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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