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둔화 좋은 소식…금리 인하는 아직”
“성장률 1.6% 밑돌 것...中 리오프닝 예상보다 늦어”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창용 총재는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4% 아래로 떨어졌다는 좋은 소식이 있지만 여전히 근원인플레이션은 목표 경로치를 웃도는 상태”라며 “지금 이 시기에 기준금리 인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premature)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 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미금리차와 환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0.75%포인트 인상을 네 차례 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많은 국가에서 나타났다”며 “다만 미국과 유럽의 금융 안정 문제를 감안할 때 (기준금리의) 빠른 인상을 지속할 수 없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 사이클 역시 곧 끝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 세계적으로 은행 위기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은행은 어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총재는 “미국과 유럽에서 지금까지 벌어진 사태는 시장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경우에는 그들 스스로가 실책을 하기도 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시장은 채권 만기가 (미국에 비해) 짧은 편이며 변동금리 위주의 시장으로 구성됐다”며 “ 굉장히 엄격한 거시거전성 규제가 있어 디폴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재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연초 전망한 1.6%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이유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며 “한국이 지난 20~30년 사이 일본을 따라잡은 것처럼 중국 역시 한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진 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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