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인하 "시기상조"…리스크 대응 '방점'(종합)

김효숙 2023. 5. 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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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일각의 금리 인하 주장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SVB의 경우에는 그들 스스로 실책을 한 면도 있다"며 "한국 시장은 채권 만기가 (미국에 비해) 짧은 편이며 변동금리 위주의 시장으로 구성되는 등 굉장히 엄격한 거시거전성 규제가 있어 디폴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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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인플레이션 여전히 높다"
"빠른 예금인출 사태 대비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오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된 커버너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일각의 금리 인하 주장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불안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지금은 상황을 지켜볼 때라는 신중론이다.


그보다는 최근 해외에서 불거진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붕괴 사태 등을 언급하며 금융 리스크 대응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된 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거버너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한 자리에서 "아시아에서도 물가가 내려가도 목표치 보다 높은 국가들이 있는데, 언제 (통화)정책을 전환할지 말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4% 아래인 3.7%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근원인플레이션은 높다"고도 했다.


이는 한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미국 CN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지금 이 시기에 피봇(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한은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 일곱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오다가, 올해 2월과 4월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현재 3.50%로 동결한 바 있다.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하는 다음 금통위는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관건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이다. 시장에서는 당장 오는 4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추가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5.25%까지 오르면서 한은과의 격차가 최대 1.75%p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는 기존 한미 간 역대 최대 금리 역전 폭인 1.50%p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금융시장이 외국인 자본 유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통화정책 방향과 별개로 이 총재는 최근 잇따른 글로벌 은행 파산 사태를 예로 들며 변화한 금융시장의 환경과 그에 따른 대응을 주문했다. 디지털 혁신 등으로 달라진 여건에 맞춰 새로운 방식의 금융 리스크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세미나에서 "미국 SVB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예금은 더 이상 은행들의 안정적 조달원이 아니다"라며 "디지털 은행이 더 발달됐기 때문에 빠른 예금인출을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SVB, CS 사태에 대한 선진국들의 대응이 바람직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예금보험공사와 연방준비제도에서 SVB를 관리한 것과 (USB에서) CS를 인수한 것은 엄청난 성과"라며 "실제로 대응을 늦췄다면 상황이 훨씬 악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은행권의 경우 당장 이 같은 위기를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SVB의 경우에는 그들 스스로 실책을 한 면도 있다"며 "한국 시장은 채권 만기가 (미국에 비해) 짧은 편이며 변동금리 위주의 시장으로 구성되는 등 굉장히 엄격한 거시거전성 규제가 있어 디폴트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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