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창업자 "1 지자체 1 소형원전"…탈원전, 대만 대선 핫이슈로

신경진 2023. 5. 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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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만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郭台銘)이 소형 원전을 세워 전력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대만중앙사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는 대만 폭스콘(鴻海)의 창업자 궈타이밍(郭台銘)이 대만의 광역지자체마다 소형 원자력발전소를 세울 것을 제안했다. 그러자 오는 2025년까지 탈원전을 추진하는 집권 민진당이 반발하면서 탈원전이 내년 1월 치러질 차기 총통 선거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고 중도 성향의 대만 연합보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국민당 총통 후보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은 전날 가오슝(高雄) 쭤잉(左營)구 궈마오(果貿)촌을 찾아 대만의 만성적인 전력난을 거론하면서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대만의 과학기술 발전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필수적”이라며 “민진당은 탈원전을 제시했지만, 대만의 경제 발전과 IT 산업에 모두 전기가 필요하며, 전기가 없다면 모두 공염불”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원전 이슈는 고생만 했을 뿐 별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찬반도 반반으로 갈린다”고 말했다. 특히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지원이 필요하며 국제적으로 이미 소형원전을 다룬 최신 연구가 적지 않기 때문에 대만도 인재를 투입해 혁신적인 연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 연구된 새로운 핵융합 발전소는 면적과 체적이 기존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대만 전체 각 현·시(縣市, 대만의 광역지자체)마다 모두 적합한 장소를 평가해 설치할 수 있다”면서 “매 현·시마다 전력망을 분산해 안전하면서 안정적인 발전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궈타이밍은 또 전기료를 올리지 않는다면 대만전력(대만의 공영 발전 기업)은 적자에 직면하고 이는 차기 총통이 직면하게될 난제라면서 만일 총통을 맡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밀월기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신했다.


민진당 “1지자체 1원전은 몰상식” 발끈


궈타이밍의 제안에 탈원전을 중시하는 민진당은 발끈했다. 장즈하오(張志豪) 민진당 대변인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인은 사회적 책임이 더욱 크다”며 “선거 출마자의 주장이 무질서하거나 이성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대변인은 “하나의 현·시에 하나의 소형 원전” 주장은 상식을 벗어난 만큼 허우유이(侯友宜) 신베이(新北) 시장,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 등 국민당 지자체장 역시 각각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민진당 정부의 ‘핵 없는 고향(非核家園)’ 목표는 녹색 에너지 발전의 청사진을 확립했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오는 2025년 탈원전 실현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20%, 석탄 30%, 천연가스 50%로 바꾼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만의 전력 공급 비중은 석탄 42.07%, 천연가스 38.81%, 재생에너지 8.27%, 원자력 8.24%로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만 유권자 44% 2025년 탈원전 반대


실제 대만 여론은 탈원전에 부정적이다. 민진당의 2025년 탈원전 목표에 유권자 44%가 반대하며 찬성 비중은 33%에 불과하다고 연합보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만 전기요금의 40%를 정부가 보조하는 상황에서 궈타이밍이 첨예한 문제를 용기 있게 제기한 만큼 다른 후보들도 각자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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