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내내 사격훈련? 주민 숫자 적다고 멸시하나"

이재환 2023. 5. 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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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군사격장으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충남 보령시 갓바위 마을 주민들이 3일 공군사격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격연습을 중단하고 공군 사격장을 폐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갓바위 마을 주민들과 보령시민사회 단체는 3일 공군사격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은 한 달 동안이나 계속되는 사격훈련을 즉각 중단하라"며 "임시방편의 대책으로 주민을 우롱하지 말고 사격장을 완전 폐쇄하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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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갓바위마을 주민들 3일 기자회견... "공군 사격장 폐쇄" 호소

[이재환 기자]

 보령 갓바위 마을 주민들과 시민들이 3일 공군사격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공군사격장으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충남 보령시 갓바위 마을 주민들이 3일 공군사격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격연습을 중단하고 공군 사격장을 폐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군은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사격 대회를 진행했다.

갓바위 마을 주민 A씨는 "우리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사격장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고령 주민들은 자식들에게 '내가 죽으면 시체를 사격장 정문 앞에 쌓아 놓으라'는 유언을 남기고 있다"며 "얼마나 한이 많으면 이런 소리를 하겠나"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우리 갓바위 주민들의 숫자가 적다고 멸시를 하는 것 같다. 그러니 더욱 분노가 쌓일 수 밖에 없다"며 "공군과 보령시, 충남도에서 이 문제를 하루속히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주민 B씨도 "아름다운 대천해수욕장 관광지에서 포를 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사격장을 즉각 폐쇄해야 한다. 이 사실을 전국적으로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5월 한달 내내 사격, 갓바위 주민들 "사격장 폐쇄" 주장 

주민들이 더욱 화가 난 이유는 보령공군사격장에서 5월 한 달 내내 사격 훈련이 예고 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소음피해로 '이주 대책 혹은 사격장 폐쇄' 등을 요구하고 있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실제로 공군이 최근 갓바위 마을 주민들에게 보낸 '협조 공문'에 따르면 공군사격장에서는 5월 3일 유도탄 사격대회를 시작으로 공대공(8~12일, 15~19일, 5월 30일~6월 2일)과 발칸(22~26일) 사격을 잇달아 진행할 예정이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5월 한 달 내내 사격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갓바위 마을 주민들과 보령시민사회 단체는 3일 공군사격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은 한 달 동안이나 계속되는 사격훈련을 즉각 중단하라"며 "임시방편의 대책으로 주민을 우롱하지 말고 사격장을 완전 폐쇄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참고 살기에는 너무 큰 고통이다. 수차례 군 당국과 충남도청, 보령시청 등 지자체에 대책과 해결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방음벽 설치 등 임시방편의 대책과 시간만 끌고 잠잠해지기만을 바라는 행태가 반복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조금의 예의라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더 이상 참지 못한다. 속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군 측이 주민들에게 통보한 사격 일지. 이 계획에 따르면 주민들은 5월 한달 내내 사격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
ⓒ 이재환
 
 3일 갓바위 마을 주민들이 보령공군사격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대부분 고령의 노인이다.
ⓒ 이재환
 
공군 "대체부지 제공되면 이전 검토"... 보령시 "입장 밝힐 상황 아냐"
   
공군 측은 주민들의 이같은 민원에 대해 보령시에 책임을 미루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공군은 지난 3월 27일 갓바위 마을 주민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부대 이전 계획은 없다"면서도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대체부지와 시설을 제공할 경우 이전 가능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보령시 관계자는 "보령시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주민들의 입장은 잘 알고 있다. 공군이 주민들에게 답변한 내용은 관련 부서 등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갓바위 마을 주민들은 지난 1962년부터 60년 동안 한국군과 미군에 의한 대천사격장 사격연습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금까지 37가구 주민 중 28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현재도 8명이 투병 중이다.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난청과 이명 등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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