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JMS 정명석의 ‘수호자’들은 누구?
JMS가 불러온 ‘황제접견’ 논란…‘변호인접견권’ 보완 목소리도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교주를 두둔하는 세력 중엔 일명 ‘인(人) 천사 교도관’이 있다. 정씨를 돕는 신도로 일컬어진다. 이 교도관은 과거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정씨에게 여신도 나체 사진을 전달하는 등 여러 편의를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당시 교도소에 수용된 정 교주가 외부 신도와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장면도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20년 넘게 반JMS 활동을 해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3일 ‘JMS 현황보고 및 변호인 접견권 남용 방지제도’ 국회 토론회에서 이처럼 사회 각계에서 정씨 감싸고자 각종 비위를 저지른 JMS 신도 사례를 폭로했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의원실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정씨를 감싸는 세력은 최근 재차 구속된 정씨가 머물고 있는 교정시설은 물론 학계 법조계 지도층까지 뻗쳐 있다. 김 교수는 “JMS 신도인 것이 죄는 아니지만 신도 중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자들이 범죄자를 비호하기 위해 부적절한 행위를 한다면 비난받아 마땅하고 제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세력의 도움으로 정씨는 구속 중임에도 여전히 JMS 조직을 통제한다는 의심도 받는다. 이른바 ‘황제접견’ 논란이다. 박범계 의원에 따르면 정씨는 최근 151일의 수감 기간 하루 평균 1.73회, 총 262회에 걸쳐 변호인을 접견했다. 김 교수는 “JMS 신도로 알려진 정명석의 변호인 두 명은 변론 활동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교도소에 갇힌 정씨를 집중적으로 접견하며 그가 실질적으로 교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사실상 변호인 접견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 중 한 명인 JMS 목사는 ‘누구 중심으로 뭉쳐라’라는 식으로 정 교주의 명령을 대신 전달한다”며 “최근엔 부산의 한 교회에서 정씨의 지시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는 수감자의 방어권 차원에서 법으로 보장된 ‘변호인접견교통권’이 정씨 사례처럼 남용되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 의원은 “변호인 접견교통권은 헌법상 권리이기도 하지만, 제한 없이 허용되는 권리도 아니다”며 “법원에서도 변호인접견교통권은 신체구속 제도의 본래 목적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사돼야 하고, 이러한 한계를 일탈하는 행사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교수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본질에서 침해되지 않는 선에서 형사소송법 제34조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시간의 접견이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법령을 위반한 행위가 드러나면 피의자와 변호인 간의 접견을 제한하자는 것이 골자다.
신 교수는 “변호인 접견교통권은 피의자,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자는 취지인데 이를 남용하는 경우에는 그 취지를 완전히 훼손하는 일이기에 다른 목적으로 장시간, 반복적으로 행사하는 접견은 입법화를 통해 제한할 필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토론회 후 국민일보와 만나 변호인 접견권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완할 관련 입법안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복역의 목적은 교정인데 정명석은 과거 복역 당시 누드 사진을 반입하는 등 복역 목적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였고, 이는 모방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다”며 “변호인 접견권의 본질을 훼손하고 남용하는 경우엔 규제가 필요하다. 입법안을 연구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정씨의 호화로운 수감생활 문제는) 교정 기관이 제대로 감독하면 방지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하지만 교정 기관의 행정 정보를 열람하기 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금은 이런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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