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탈당 "잠시 당 떠나 檢에 당당히 맞설 것"

윤관석 "선당후사의 마음, 성실히 법적 소명"
이성만 "당 떠나 법적으로 투쟁…홀로 진실 위해 싸울 것"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 이성만 의원이 3일 의원총회(의총)에서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며 '선당후사'를 강조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이 의원은 "저는 오늘 민주당을 떠나 거친 광야에 홀로 서겠다"면서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관련 의혹으로 당에 부담과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특히 윤석열 정부 실정이 극에 달해 그 어느 때보다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 굳건히 서 있어야 하는 때, 저와 관련된 문제로 당당한 민주당의 모습을 국민 앞에 보이지 못하는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홀로 진실을 위해 싸워가겠다"면서 "걸림돌은 치워졌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윤 정부의 실정과 검찰 독재 폭거 앞에 높인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도 자진 탈당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윤 의원은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잠시 당을 떠나 정치 검찰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의총 직후 즉각 탈당하겠다. 잠시 당을 떠나지만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명예를 되찾아 반드시 민주당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는 "사실,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검찰의 혐의사실과 녹취록 정황에 대한 일방적 보도만 있었을 뿐 아직 소환조사도 받지 않은 상태"라며 "여러 사안에 대해 반박과 할 말은 너무도 많지만, 앞으로 있을 검찰 조사와 사법적 과정에 성실하게 임하며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즉각 탈당계 제출 준비를 하겠다"며 "오늘 중으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의 탈당 권유가 있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제가 선당후사의 자세로 결단한 것"이라며 "탈당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인데 최종적으로는 본인의 결단을 통해 이뤄지는 정치 행위라고(보면 된다.)"고 답했다.

이 의원도 "저한테 그런 (탈당) 요청을 하겠나"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 지도부의 탈당 압박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우리 당이 좀 더 입장을 갖고 나가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문제로 적극적으로 나가는데 제약이 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서 제 자신이 (내려놨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2021년 4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캠프 측에서 현역의원과 지역상황실장, 지역본부장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에게 300만원이 담긴 돈 봉투 10개를 받아 민주당 소속 의원 10명에게 나눠준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탈당 요구에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에 부담이 된다는 판단에 결국 이날 자진탈당을 결정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