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찾아온 99번째 '전설 매치' 승자는 누구?
[곽성호 기자]
▲ 지난 2022년 리그에서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 전북과 서울의 경기 장면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증명한 남자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상승세' FC 서울과 위기의 남자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하락세' 전북 현대가 오는 5일(금)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양 팀의 분위기는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홈 팀 서울은 안익수 감독의 지휘 아래 이번 시즌 지난 시즌과는 달리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개막 이후 치러진 10경기에서 6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팀 최다 득점원이자 득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10경기 7골)의 활약은 팀의 활기를 넣어주고 있다. 나상호의 폭발적인 득점력에 힘입어 서울은 리그 최다 득점(21골)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과는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이 좋은 모습으로 '환골탈태'를 보여줬으나 원정 팀 전북은 또 다른 의미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상식 감독의 지휘 아래 10경기에서 3승 1무 6패를 기록한 전북은 최악의 경기력과 더불어 구단과 팬들의 갈등, 감독과 대표 이사의 퇴진 요구까지 맞물려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라운드 강원 FC와의 홈 경기에서는 후반 막판 강원 양현준에 결승골을 내준 직후 팀 패배와 함께 주장 홍정호와 김문환이 차례로 퇴장당하며 전력 누수까지 생긴 상황인 전북이다.
서울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
최악의 상황 속 전북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서울일 것이다. 서울은 지난 5년간 전북을 상대로 '무승 징크스'를 이어오고 있다. 2017년 7월 2일 서울 상암에서 열린 리그 경기에서 윤승원, 박주영(울산)의 멀티골에 힘입어 전북을 제압한 것이 마지막 승리의 기억이다.
이 경기 이후 서울은 전북을 상대로 치러진 리그 17경기에서 4무 13패를 당하며 전북 포비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불어 어린이날 전북 상대 무승 징크스 역시 유효한 상황이다.
지난 2004년 연고 이전 이후 치러진 서울과 전북의 어린이날 경기 횟수는 총 3번이다. 2004년 전북은 서울을 상대로 무려 4골을 몰아치며 승리를 거둔 바가 있고 2013년에는 전북이 이승기(부산)의 골에 힘입어 서울을 상대로 1대 0 승리를 거둔 기억이 있다. 작년 치러진 두 팀의 맞대결은 전북이 류재문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종료 직전 서울 박동진이 극적인 동점골을 완성시키며 무승부를 이끈 바가 있다. 어린이날 통산 전적은 서울이 1무 2패로 열세인 셈이다.
팀의 흐름과 더불어 안익수 감독 개인에게도 전북 김상식 감독을 상대로 무승 징크스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지난 2021년 9월 박진섭 감독(부산)이 물러난 서울 사령탑 자리를 이어받은 안익수 감독은 김 감독을 상대로 통산 전적(FA컵 포함) 2무 2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은 이런 최악의 상대 전적을 이번 기회에 끊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전북 역시 최악의 상황에서 상승세 기류를 제대로 탄 서울과의 만남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런 재밌는 기록을 경기 시청과 직관 전에 참고하고 들어가면 더욱 재밌는 '전설 매치' 감상이 될 것이다.
뒤바뀐 '닥공'의 주인공
닥치고 공격. 전북을 상징하는 색깔이었다. 이기고 있어도 공격수를 투입하며 상대의 목을 졸라 더 많은 골을 기록하던 전북이었으나 현재 이런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 오히려 서울이 이런 '닥공'의 모습을 빼앗아 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북은 이번 시즌 10경기에 나서 10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득점이 1골에 그치는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최전방 공격수들의 부진 역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득점 순위 20위권 안에 문선민(2골)이 유일한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며 최다 득점자인 문선민은 최근 경기에서 자취를 감추며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문선민과 함께 공격 포인트 최다 보유자인 송민규(2골 1도움) 역시 직전 강원과의 경기에서 입은 부상으로 인해 결장이 예고된 상황이라 전북에게는 더욱 암울하게 다가오고 있는 이번 전설 매치다.
반면 서울은 공격진이 골고루 득점에 성공하며 리그 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21골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은 나상호(7골), 팔로세비치 임상협(3골) 등 공격진에서 골고루 터지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전방의 고민은 현재 진행형인 상황이다. 주장 일류첸코는 최근 5경기 1골로 침묵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며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는 최근 5경기 2골 1도움을 올리며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으나 직전 수원FC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입으며 이번 전북전에서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개인 득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나상호의 존재감이 든든한 상황이다. 나상호를 더불어 전북에 강한 박동진 역시 출격 대기하고 있으며 언제나 득점을 터뜨릴 수 있는 팔로세비치, 임상협의 최근 흐름이 좋다는 점은 서울에게는 호재인 부분이다.
분위기는 이미 달궈지기 시작했다. 2일 기준 3만 5000장 이상이 판매됐고 원정을 떠나는 전북 팬들 역시 대거 서울행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우천 변수가 없는 한 이번 전설 매치에 구름 관중이 몰릴 예정이다.
현대가 더비(울산 VS 전북), 슈퍼 매치(서울 VS 수원), 동해안 더비(포항 VS 울산)에 이어 2010년대 이후 최고의 흥행 매치로 자리 잡은 전북과 서울의 '전설 매치'의 승리자는 누가 될까? 오는 5일(금) 황금연휴의 첫날 펼쳐지는 어린이날의 전설 매치를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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