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군인·이공계 끌어온다…대만 겨누고 몸 불리는 중국군

신경진 2023. 5. 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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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월 3일 허베이 바오딩의 한 훈련장에서 중국군이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지난 1일 퇴역군인의 재입대를 허용하고 이공계 대학생을 중점 징집할 수 있도록 개정한 ‘징병공작조례’의 시행에 들어갔다. 대만과 일본 언론은 이번에 개정된 ‘신(新)징병조례’가 대만해협에서 전면적인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이 군사력 증강을 시도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3일 중도성향의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중국의 징병조례 개정안은 기존에 입대 나이 제한을 뒀던 것을 없애고 퇴역 군인의 재입대를 허용해 원래 부대로 돌아가거나 이전 임무를 수행하기 쉽게 했다. 이로써 약 200만 병력을 보유한 중국 군대가 작전 경험을 갖춘 병력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 없던 전시징병 관련 4개 조항을 신설하면서 “교통 운수에 종사하는 기관이나 개인은 전시 우선 징집 대상이 된다”(66조)고 규정했다. 전시에 병력과 군수품의 운송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연합보는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개정안 전문을 게재하며 1면 기사를 통해 “평시와 전시를 연결하며(平戰銜接·평전함접), 빠르고 높은 효율의 징병 업무 시스템 구축에 힘을 썼다”며 “군대 병력 자원을 보충과 비축하고, 국방과 강대한 군대를 공고하게 건설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적 보장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985년 제정돼 2001년 한 차례 수정된 기존 조례는 3조에서 만 18세에서 22세까지를 징병 대상으로 규정하고, 가구 내 유일하게 노동이 가능하거나 전일제 학생의 경우 징병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했으나 이번 수정안에서 삭제됐다.

지난달 13일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면 상단에 징병공작조례 수정안을 소개하며 평시와 전시를 연결하며 빠르고 높은 효율의 징병 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고 평가했다. 인민일보 캡쳐

전함 승조원·파일럿 전역병 확보 손쉽게 바꿔


일본 언론은 이번 징병조례 개정 가운데 퇴역군인의 재입대 허용을 대만 유사(有事·사변)를 대비한 조치로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일 “대만 유사시 육해공 총력전으로 발전해 현역 병사뿐만 아니라 퇴역 군인도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며 “함정의 무기나 소나(수중음파탐지기)를 다룬 승조원, 전투기 파일럿 등은 기술 습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경험자의 가치가 높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징병을 편리하게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대학교에 재학생의 징병 임무를 할당했으며, 대학생은 호적지 또는 학교 소재지에서 모두 징집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닛케이는 대학생 징병을 강화한 데 대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에 익숙한 이공계 대학생을 징병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우주위성, 사이버, 무인드론, 인공지능 및 정보전이 현대전쟁의 주류가 되면서 중국군 역시 AI를 구사하는 ‘지능화’ 연구를 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징병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거듭했다. 지난 2021년에는 병역법을 개정해 원칙적으로 22세인 징병 상한 연령을 대학졸업자는 24세, 대학원 수료자는 26세로 연장했다. 매년 1회였던 징병과 퇴역은 지난 2020년부터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 또 ‘군인 지위 및 권익 보장법’을 시행하면서 군인이 누릴 수 있는 대우를 명확히 했다. 올해 3월 1일부터 예비역 연령을 기존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한 ‘예비군법’을 시행해 유사시 병력 자원의 확보를 쉽게 했다.


전직 장교 “일반 중국인은 전쟁에 반감”


한편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사령부 참모였던 야오청(姚誠) 중교(中校, 한국의 중령)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반 중국인은 반전(反戰) 정서가 보편적이고 전쟁할 의지가 없다”며 “현재 공산당을 위해 목숨을 바칠 사람은 없으며 모두 관망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오 중령은 중국군 내부 정서에 대해 “일반 사병은 온종일 세뇌당해 고함을 치지만 소용이 없고, 중간 사단급 장교는 전쟁을 승진 기회로 삼기 위해 전쟁을 원하며, 장군 이상은 승산이 없다고 생각해 어렵게 얻은 장군 직위를 잃을까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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