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분신에 국제사회 "윤 대통령, 히틀러·두테르테 급"

김성욱 2023. 5. 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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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의한 노동자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국내는 물론 국제 시민사회에서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규탄이 일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성명을 내 "건설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는 노조탄압으로 건설노동자를 분신으로 내몬 것에 책임을 지고, 당장 건설노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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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벳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련 사무총장 "한국 정부의 노조탄압, ILO 보고할 것"

[김성욱, 권우성 기자]

 ‘인권 유린, 노동권 말살, 건설노조 탄압 규탄 국제행동의 날 - 국가인귄위 의견요청 기자회견’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앞에서 국제건설목공노련(BWI), 건설산업연맹, 노동법률단체(민변 노동위,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노총 법률원 등) 주최로 열렸다. 국제건설목공노련(BWI) 앰벳 유손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의한 노동자가 분신 사망한 가운데, 국내는 물론 국제 시민사회에서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규탄이 일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앰벳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련(Building and Wood Workers' International, BWI) 사무총장은 3일 "한국 정부가 600명이 넘는 건설노조 조합원을 수사하고 간부 16명을 구속한 것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이라며 "다음주 ILO에 가서 지난 사흘간 한국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분명하게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앰벳 유손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단결하고 파업할 권리를 가진다"라며 "노동자가 사용자와 집단적으로 협상하는 것은 결코 공갈이나 강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동절인 지난 1일 분신한 뒤 다음날인 2일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A씨는 노조활동을 하며 건설사에 조합원 고용과 노조 전임자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공갈' '협박' 등의 혐의를 받았다.

앰벳 유손 사무총장은 "오는 6월 열리는 ILO 연례 전체 총회에서도 한국 정부의 노조 탄압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이슈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리나 톨렌티노 국제건설목공노련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는 건설노조를 '건폭'이라고 몰아세운 윤석열 대통령을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에 빗댔다. 아폴리나 톨렌티노 대표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건폭'이란 말을 입에 올렸을 때 저는 저의 출신 국가인 필리핀의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같은 급으로 전락했다고 생각했다"라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노조 지도자들에게 빨갱이 낙인을 찍고,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거나 감옥에 보낸다"고 했다.

아폴리나 톨렌티노 대표는 또 "윤 대통령은 또한, 지금까지 118명의 노조 지도자들을 감옥에 보내 고문하고 그중 5명이 사망한 미얀마의 군부정권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모든 걸 동원해서라도 건폭을 일소하겠다고 얘기했을 때는 유대인들에 대한 '최종 해법'을 거론한 아돌프 히틀러와 동급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어제 사망한 A씨의 죽음이 전세계 1200만 건설목공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크게 번져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며 "구속된 동지들이 석방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건설노조, 국가인권위에 긴급 의견 요청  
 
 ‘인권 유린, 노동권 말살, 건설노조 탄압 규탄 국제행동의 날 - 국가인귄위 의견요청 기자회견’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앞에서 국제건설목공노련(BWI), 건설산업연맹, 노동법률단체(민변 노동위,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노총 법률원 등) 주최로 열렸다.
ⓒ 권우성
국내 시민사회에서도 정부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성명을 내 "건설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는 노조탄압으로 건설노동자를 분신으로 내몬 것에 책임을 지고, 당장 건설노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직장갑질119는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향해 '건폭'이라며 언어폭력과 조리돌림을 가했고, 노사간에 맺은 단체협약 이행 요구를 '공갈 협박범'으로 낙인찍고, 검찰과 경찰, 정부의 전 조직을 동원해 건설노조 조합원에 대해 폭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건설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그간 윤석열 대통령,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등이 건설노조에 대해 '건폭' 등의 혐오 표현을 사용했다며 이에 대한 의견 표명을 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건설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건설노조는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정당한 노조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노조가 맺은 단체협약과 그에 따른 조합원 채용, 타임오프제 등을 '공갈' '협박'으로 보고 노조활동을 불법시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압박이 건설노동자를 분신까지 이르게 해 인권위에 긴급 의견을 요청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부는 "살려내라, 살려내라"를 외치며 울먹였다. 건설노조는 현재 유가족과 함께 장례 절차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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