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전라도 천년사' 편찬

이완우 2023. 5. 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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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가 주관하여 전남·광주 등 호남권 3개 광역지자체가 2018년부터 5년 동안 <전라도 천년사> 편찬 사업을 추진했다.

전라북도는 <전라도 천년사> 의 편찬물 제작에 앞서 <전라도 천년사> 이북(e-book)을 먼저 공개해 검토하고 검증하며 다른 역사 기술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를 추가하며 공신력이 확보되는 시점에 출판기념식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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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지적... 의견 수렴 거치고 있으나 충분하지 않아

[이완우 기자]

 <전라도 천년사> 책자 표지 (전라북도청 누리집 인용)
ⓒ 전라북도청
전라북도가 주관하여 전남·광주 등 호남권 3개 광역지자체가 2018년부터 5년 동안 <전라도 천년사> 편찬 사업을 추진했다. 역사, 문화, 예술 등 분야별 전문가 213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해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34권, 1만 3559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전라도 오천 년 역사를 편찬했다.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500만전라도민연대(이하 도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전라도 천년사>가 식민사관의 바탕이 되는 <일본서기>에 기술된 내용들을 객관적 검증 없이 많은 곳에 인용하는 등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하며 비판했다.

이에 전라북도는 지난 2022년 12월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날로 계획된 <전라도 천년사> 출판기념식을 잠정 연기했다. 전라북도는 <전라도 천년사>의 편찬물 제작에 앞서 <전라도 천년사> 이북(e-book)을 먼저 공개해 검토하고 검증하며 다른 역사 기술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를 추가하며 공신력이 확보되는 시점에 출판기념식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당시에 전라남도와 광주시도 <전라도 천년사>의 역사 왜곡을 지적했다. 그러나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 측은 출판기념식과 <전라도 천년사> 무검증 무삭제 배포가 옳다고 주장하며, <전라도 천년사>의 역사 왜곡 비판을 학문에 대한 테러라고 주장하며 반발하였다.

전라북도는 올해 4월 18일 '전라도 천년사 편찬 관련 기관 연석회의' 결과를 속보 기사로 내보냈다. <전라도 천년사> 이북(e-book) 공개와 공람 의견을 이메일로만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의견서 허용 범위를 '일본서기'와 '친일', 두 단어로 한정했다. 4월 21일부터 2주 동안 접수를 완료하고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가 검토를 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라도 천년사>의 온라인 공개(http://www.jeolloadhistory.com)의 기간은 지난 4월 24일부터 오는 7일까지 14일 간이다. 누리집에서 공람의견서를 다운로드하여 작성하여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제출하는 한 가지 방식만 채택하고 있다.

의견 수렴 검토 기간은 오는 8일부터 21일까지 14일 간이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 주관으로 의견 제시된 부분을 집필진과 공동 검토한다고 한다. 전라북도는 작년 12월 20일에 <전라도 천년사> 출판기념식을 연기하며 다음과 같이 추진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전라북도는 <전라도 천년사>의 편찬물 제작에 앞서 <전라도 천년사> e-book을 먼저 공개해 검토하고 검증하며 다른 역사 기술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를 추가하며 공신력이 확보되는 시점에 출판봉정식을 재추진하겠다."

<전라도 천년사>의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태풍전야처럼 엄중하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가 의견수렴 추진 계획을 형식적으로 진행해버리고 <전라도 천년사>를 무리하게 출간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는 끼울 데가 없다. 지난 1일, 광주시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전라도 천년사>에 대한 폭넓은 의견 수렴을 촉구했다. 광주시의회는 <전라도 천년사>의 방대한 분량을 읽고 의견을 제출하기에 2주는 시간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부분은 사회적 합의를 하고, 해당 지자체들이 공동으로 결과를 책임질 수 있도록 충분한 검증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전라도 천년사> 이북 공개 직후에 도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 <전라도 천년사> 책자를 폐기 처분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으면 다음 단추를 무리하게 끼울 것이 아니라 첫 단추를 풀어서 다시 끼우는 것이 순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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