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SG사태' 키움증권 검사…605억 수익 김익래 의혹도 조사
금융감독원이 키움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대한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꼽히는 차액결제거래(CFD)’와 관련한 조사를 벌인다. 또 이 사건과 연루 의혹이 제기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관여 여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3일 오전 9시부터 키움증권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무더기 하한가 사태 당시 SG증권 창구에서 처리된 CFD 물량 중 상당량이 키움증권에서 나온 만큼 내부 임직원 연루 등을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CFD 관련 규정을 충실히 지켰는지와 고객 주문 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 등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 R&K홀딩스 대표가 주가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한 김 회장의 연루 여부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주(3.66%)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시세조종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라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상속 문제로 주가 상승을 원하지 않는 김 회장 측이 라 대표의 매수 목적을 알고, 일부러 주가를 하락시켜 반대매매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은 “지분 매각은 승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뿐, 시세 조종과 무관하다”며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일 고소했다.
금감원은 CFD를 다루는 다른 증권사에 대한 현장 검사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최근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현안 보고를 통해 금감원의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 방침을 보고했다.
CFD는 실제 투자 상품을 보유하지 않으면서 차후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13개 증권사가 CFD 관련 영업을 하고 있다. 관련 잔액은 교보증권이 6131억원으로 가장 많고 키움증권 5181억원, 메리츠증권 3409억원, 하나증권 3394억원 순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CFD에 대한 개선 작업에도 착수했다. 실제 소유자는 개인이지만 외국계 증권사 등 기관이 매수한 것으로 표기되고, 신용융자와 유사하지만 자기자본의 100% 규제를 받는 신용공여한도 산정에서는 제외된다는 점 등 CFD의 취약점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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