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들여 KTX역 짓는 무안공항…이날 비행기는 딱 한대 떴다 [르포]

황희규 2023. 5. 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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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탑승구역 전경. 무안공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여전히 썰렁하다. 프리랜서 장정필

호남 유일 국제공항인 전남 무안국제공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났음에도 이용객이 늘지 않고 있다. 지역에서는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이 통합돼야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객 없이…철도 공사만 분주


3일 오전 11시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탑승구역에 여행객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고, 항공사 직원 몇 명만 왔다 갔다 했다. 이날은 오전 9시 베트남 다낭으로 전세기 한 대가 떴을 뿐이었고, 이후 국내선 항공편도 없었다. 30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도 썰렁했다.
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탑승구역 전경. 무안공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여전히 썰렁하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런 가운데 호남고속철도 2단계 무안국제공항역 신설 공사는 한창이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는 광주 송정역에서 무안국제공항을 거쳐 목포역에 이르는 77.8㎞ 구간을 고속화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9월 착공한 이 구간 공사는 2025년 12월 개통을 목표로 총 2조5300억원이 투입된다. 무안국제공항역은 비수도권 공항 중 유일하게 고속철도와 연결되는 정거장이다.
현재 무안국제공항에는 정기 국제·국내선이 단 한 편도 없다. 국제선은 전세기(190명 탑승)가 4일 간격으로 베트남 다낭·냐짱을 오가는 게 전부다. 여행사를 통해 그나마 수요가 있으면 주 2회까지도 운항한다고 한다. 국내선 항공편도 부정기적으로 편성된다. 현재 하이에어 소속 50인승 소형 여객기가 1주에 2회 김포와 제주를 오가는 게 유일하다.
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탑승구역. 무안공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여전히 썰렁하다. 프리랜서 장정필


16년 누적 이용객, 청주공항 지난 1년 치 수준


무한국제공항측에 따르면 2007년 11월 개항한 뒤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이 공항 이용객은 335만 1000여명이다. 지난 한 해 청주공항 총 이용객이 317만 400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다른 공항 1년 이용객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

무안공항 이용객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에는 89만 5000여명까지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주춤한 지난해 이용객도 4만 6000여명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이용객은 7만 1500여명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무안공항은 광주공항과 통합을 전제로 개항했다. 하지만 광주공항 이전은 ‘군공항 이전’과 맞물려 번번이 무산됐다. 무안공항이 회복되기 위해선 정기 국내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무안공항 측은 “항공사 입장에선 주간에 국내선을, 야간에 국제선을 운영하는 등 비행기가 상공에 계속 떠 있어야 이득”이라며 “국내선 수요는 대부분 광주공항으로 몰려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활성화한 편"이라며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 국제선 취항을 유도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안공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여전히 회복 중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도, 무사증 입국 등 공항 활성화 박차


전남도는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베트남과 필리핀·인도네시아와 협약을 맺고 무사증 입국제도를 도입했다. 또 지방공항 중 유일하게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점을 활용해 국제선 취항을 유도하고 있다. 또 정기 국제선 유치를 위해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항공기 운항에 따른 재정손실을 보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무안국제공항 측은 “오는 5월이면 대한항공이 일본 나고야 노선을, 하이에어가 일본 기타큐슈 노선 운항을 계획하고 있어 이용객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무안=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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