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달러 종말론, 푸틴 동조 세력의 주장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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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대가로 매년 막대한 무역적자를 감당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미국은 오랜 기간 계속해서 무역적자를 보고 있고, 이것은 미국이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으로 돈을 벌지 않고 다른 국가를 위해 오히려 달러를 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항간의 주장을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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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대가로 매년 막대한 무역적자를 감당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또한 달러 패권의 몰락을 의미하는 달러 종말론은 미국이 정치·외교적 필요에 따라 달러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조자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일격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무엇이 달러를 종말로 몰아가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 엄청난 무역적자를 감수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라고 직격했다.
미국은 오랜 기간 계속해서 무역적자를 보고 있고, 이것은 미국이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으로 돈을 벌지 않고 다른 국가를 위해 오히려 달러를 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항간의 주장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수많은 경제적 이득을 누리고 있다는 주장들은 이 같은 오해에서 출발한다며 마이클 페티스와 같은 저명한 경제학자조차도 이 같은 주장을 믿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반박의 근거로 영국 사례를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 전인 2010~2019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의 4%에 가까운 경상수지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두 배 수준이다.
하지만 이미 영국 파운드화는 1차대전 이후 기축통화의 지위를 달러화에 내줬다. 같은 기간 호주와 캐나다는 연평균 GDP의 3%에 가까운 적자를 내고 있지만, 호주 달러와 캐나다 달러는 기축통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도 영국의 사례와 맥을 같이 한다.
크루그먼 교수는 달러 채권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을 형성해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돈을 더 싸게 빌릴 수 있다는 주장도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자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며 실제로 미국의 차입 비용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눈에 띄게 낮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종합적으로 달러의 지배력은 미국 GDP의 단 1%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의 칼럼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악화와 중국 위안화 부상 등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탈(脫)달러화' 현상이 미국 경제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거라는 평가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달러 종말론자(dollar doomers)들의 주장은 무시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거미줄 한 두 가닥을 잡아당긴다고 해서 거미줄이 풀리지 않는 것처럼 일부 국가가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를 지불 수단으로 삼고 싶다고 해서 (달러 종말론이)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달러가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역할이 달러의 지위를 유지하게 만들고, 이 같은 달러의 역할이 뭉쳐져 강력한 거미그물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부분적인 탈달러화가 이뤄지더라도 은행 및 차입 통화로서 달러의 다른 모든 이점은 남아있을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달러는 모든 사람이 사용하고 있고, 중국과 달리 미국 금융시장이 개방돼 있으며, 미국이 법치주의 국가라 개인이 자산 압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 등을 달러화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마지막으로 달러 종말론은 가상화폐 신봉자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의 제재를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동조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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