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노동자 대책 강구"…단둥선 '봉쇄 해제' 앞두고 트럭 분주

정영교 2023. 5. 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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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자들이 지난달 말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에 있는 대형 공사현장에서 골조공사를 하는 모습. 사진 강동완 동아대 교수

북한이 해외 파견 노동자들을 활용해 외화벌이에 나선 상황을 보도한 중앙일보 기사(2023년 5월 3일자 1면 참조)와 관련, 통일부는 3일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안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국경개방 시점과 맞물려 관계기관과 협조를 통해 관련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위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힘을 쓰지 못하는 틈새를 노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불법 해외 파견 노동자를 통한 외화벌이에 대놓고 나섰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노동자들을 대형 공사현장 인근에 마련된 컨테이너 임시 거처나 블라디보스토크 중심가 인근에 위치한 숙소에 합숙시키며 당국의 통제 하에 돈벌이에 동원하는 사실도 확인됐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운행하는 북중 화물열차가 지난해 9월 26일 운행을 재개하는 모습. 이날 오전 7시 43분경 화차를 실은 화물열차는 단둥에서 출발, 중조우의교를 건너 신의주로 넘어갔다. 연합뉴스

북한이 본격적인 외화벌이에 나선 가운데 북·중 접경도시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세관 야적장에 화물트럭으로 추정되는 물체로 가득 찬 장면도 포착됐다. 외교가에선 코로나19 방역문제로 차단됐던 북·중 육로 교역이 약 3년 만에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이날 '플래닛랩스'가 최근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조중우의교' 인근 중국 측 세관 야적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이런 변화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단둥-신의주 구간은 국경 봉쇄 전까지 북·중 교역량의 약 70%가 집중됐던 양국 간 육상교역의 최대 거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텅 비어 있던 야적장에 지난달 말부터 분주한 모습이 포착되기 시작했고 지난 1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 야적장을 가득 채운 여러 물체가 확인됐다는 게 VOA 측의 분석이다.

다만 VOA는 분주한 중국 야적장과 달리 북한 신의주 일대는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위성사진의 반경을 신의주 주요 도로로 넓혀도 이전보다 컨테이너 트럭 등 차량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북중 최대교역 거점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세관의 모습. 연합뉴스

앞서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 엔케이(Daily NK)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 당국이 신의주 세관 모든 부서의 업무를 정상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 세관이 지난달 초 중국 물류회사 소속 화물트럭 운전기사 등에게 '도강증'을 발급한 사실을 근거로 신의주-단둥 간 도로의 완전 개통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 북·중 간 교역액은 매달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은 개성공단 내 시설을 중국 측에 홍보하는 등 단순 교역을 넘어 투자 유치를 시도하는 것은 물론 중·러 일대에 불법으로 파견된 노동자를 활용해 대놓고 외화벌이에 나서는 등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작동하지 않는 틈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중 및 북·러 국경이 열리는 시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아직 전면적인 개방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나, 화물트럭의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인적 교류의 시그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면밀히 분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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