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애리의 ‘마음아 안녕’㊵] 아이와의 ‘역할 놀이’ 어떻게 해줘야 할까요?

A씨는 5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최근 공주님과 무도회 놀이, 소꿉놀이에 푹 빠져 있어 매일같이 역할 놀이를 하자고 졸라 댄다. 그러나 평소에 무뚝뚝하고 사무적인 스타일이다 보니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그저 아이가 시키는 대로 대사를 해주고 있지만 지시와 요청에 따라 역할 놀이를 해주는 게 맞는지. 혹시나 너무 역할 놀이에 심취해 있는 건 아닌지 의문스럽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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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의 구두를 신어보고 화장품도 발라보고 바비 인형을 들고 놀았던 추억 혹은 슈퍼맨 망토를 두르고 악당을 물리쳐보는 놀이를 했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역할 놀이를 누구나 기억하고 있듯 인간의 발달에서 중요한 놀이이자 인지 사회 정서 성장의 증거이다.

역할 놀이는 대개 만 2~3세부터 시작하게 된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이미 주변 세계를 관찰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제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이용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고 탐구하는 데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같은 시기에 역할 놀이를 시작하지는 않는다. 각 아이는 개인적인 발달 속도와 성격에 따라 역할 놀이를 즐기는 시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부모나 보호자는 아이들이 언제부터 역할 놀이를 즐기기 시작하는지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그에 맞게 적절한 환경과 자극을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역할 놀이는 아이들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역할 놀이가 아이의 발달에 어떠한 점이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자.

첫째, 인지능력 발달을 꼽을 수 있다. 역할 놀이는 아이들이 인지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은 역할 놀이를 하면서 상황판단, 추론, 문제해결 등 다양한 인지과정을 경험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뇌에서 인지능력을 담당하는 부위인 대뇌피질의 발달과 뇌 신경망 발달을 촉진 시키며, 인지능력을 향상 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언어능력 발달이다, 아이들은 역할 놀이를 하면서 상황에 맞는 단어와 문장을 만들어 내고, 이야기를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언어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며, 뇌에서 언어처리를 담당하는 부위인 뇌의 언어영역 발달을 촉진 시킨다.

셋째, 상상력과 창의성 발달이다. 역할 놀이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달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들어 낸 이야기와 상상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실제엔 없지만, 상상을 통해 구체화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아이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 건강한 발달에 도움이 된다.

넷째, 감정조절 및 공감능력 향상이다. 역할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경험하고 이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역할 놀이를 하면서 다양한 상황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발달시킨다. 이를 통해 나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성 발달을 촉진 시킨다. 역할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경험하며 사회성 발달을 촉진 시킨다. 역할 놀이를 할 때 서로 역할을 나누고 협력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예일대 카우프만 인지심리학 박사는 “아동 발달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상놀이가 매우 중요하다”며 “‘마음 이론’이 가상 놀이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마음 이론은 개인의 생각이 타인과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지각한다는 개념이다. 나아가 삶에 다양한 관점이 존재함을 설명한다. 이는 아동이 사회 활동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즉, 여러 사회적 상황을 조사하면서 타인의 의도와 감정, 믿음, 지식 등을 인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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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중요한 ‘역할 놀이’, 어떻게 놀아주는 것이 좋을까?

첫 번째, 적절한 장소와 도구 제공을 해주자. 역할 놀이를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도구와 장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요리사 경우에는 주방과 조리도구가 필요하고, 의사와 환자를 연출할 경우에는 의료용품이나 가운이나 환자복이 필요하다. 따라서, 역할놀이를 할 수 있는 장소와 적절한 도구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

두 번째, 아이의 관심과 선호를 고려한 역할 놀이를 해주자. 아이들은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나 역할을 더 즐기며,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역할 놀이를 놀아줄 때, 아이의 선호나 관심사를 고려하여 적절한 주제나 역할을 선택해주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적극적인 참여, 상황을 만들어주자. 어른이 아이와 함께 역할 놀이를 하게 되면 아이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어른은 아이들과 함께 역할을 맡거나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주면서 놀이가 확장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기존에 아이가 즐거워했던 상황이나 사건을 기억하고 놀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생일 축하, 유치원 놀이 등을 들 수 있다. 더불어 아이들이 놀이를 할 때, 적절한 칭찬과 피드백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너무 잘 연기했다. 진짜 선생님 같아!”와 같은 칭찬이나, “어떤 상황에서 더 좋았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들의 놀이가 확장될 수 있게 돕는다.

네 번째, 엄격한 규칙 없이 자유롭게 놀아주자. 역할 놀이는 아이들이 그 안에서 무엇이든 자유롭게 놀아야 효과적이다. 따라서, 엄격한 규칙이나 지시를 주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상상하고 창조하며 놀 수 있도록 자유롭게 놀아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역할 놀이를 통해서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반복하여 정서를 분출하고 긍정 정서로 재경험하는 과정을 갖게 된다. 따라서 놀이 안에서 다양한 행동들은 그대로 수용해주고 호응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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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애리 플레이올라대표원장 playho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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