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만 잘 나가…이노텍·디스플레이 부진에 LG전자 '속앓이'
LG디스플레이도 제품 수요 위축에 5분기 연속 적자 전망
본업 선방에도 계열사 '발목'… LG전자 2Q 실적 영향 불가피
'형님'은 파죽지세로 달리는데 뒤따르는 '아우'의 발걸음은 힘겨워 보인다. 시장 침체 속에서도 LG전자는 1분기 생활가전·TV 사업에만 1조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가전명가' 자존심을 지켰다. 경쟁사 삼성전자(가전·TV)와는 6배 차이를 벌렸다.
그러나 디스플레이·전자부품은 수요 둔화 직격탄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트업계의 재고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나란히 2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아우의 부진으로 LG전자 영업이익·순이익도 덩달아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H&A(가전) 및 HE(TV)사업본부 등 자체 사업만 놓고 보면 1분기의 호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들 사업본부의 2분기 실적 전망이 밝은 배경은 프리미엄 제품·신가전과 원가 구조 개선이다. 에어컨 등 여름 가전 수요를 정조준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이 있는 볼륨존 전략 모델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던 해운 운임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향 안정화되면서 고정비 부담도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LG전자 전체 실적을 놓고 보면 1분기 수준의 영업이익·순익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현재 LG전자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는 9716억원으로 1분기 보다 35.1% 적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전분기 보다 16.5% 적은 4562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LG이노텍, 계절적 비수기·감가상각비 부담에 2Q 적자 '빨간불'
2분기 LG전자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쪼그라드는 것은 계열사인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부진이 주 요인이다. LG전자는 LG이노텍의 손익계산서 등을 합산해 실적을 발표한다.
LG이노텍에 대한 LG전자의 지분율은 40.79%이지만 이 회사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LG전자는 연결재무제표에 LG이노텍 실적을 반영해오고 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60.4%나 감소했지만 흑자(1453억원)는 유지해 LG전자 연결 실적에 힘을 보탰다. 다만 2분기는 수요 둔화, 고정비 부담 증가로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적자가 현실화될 경우 2019년 1분기(-114억원) 이후 4년 만이다.
메리츠증권은 LG이노텍의 영업적자를 652억원으로 전망하며 주 요인으로 시설투자(Capex)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들었다.
특히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지적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LG이노텍의 매출 비중은 광학솔루션 81.5%, 기판소재 8.6%, 전장부품 2.5%로 광학솔루션 사업에 따라 전체 실적이 달라지는 구조다. 광학솔루션 부진은 곧 실적 악화를 의미한다.
LG디스플레이, 수요 위축에 5분기 연속 적자 전망
LG디스플레이 역시 2분기 적자가 유력하다. 증권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836억원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 규모는 8017억원이다.
TV 등 세트업체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PC 출하량이 약 2억7000만대로 전년 대비 6.8% 감소하고, 휴대폰은 13억4000만대로 4.0%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디스플레이, 전방수요 회복 지연으로 높아진 신용도 압박' 보고서를 통해 "전방 세트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재고조정이 지속되며 LG디스플레이 전 사업 부문에 걸쳐 외형이 크게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로 LG디스플레이 재무 지표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분기 현금성자산은 3조894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1110억원) 보다 2170억원 차이가 난다. 최근 LG전자로부터 차입금을 조달하면서 순차입금 비율도 1년 전 보다 65%p 늘어난 126%를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 지분 37.9%을 들고 있는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 손익에서 지분율만큼을 손익에 반영한다. 이 지분법 이익이 빠지면서 LG전자 1분기 순이익은 5465억원에 그쳤다. 2분기는 이 보다 약 1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본업 선방에도 계열사 부진에 LG전자 영업이익·순익 축소 불가피
다만 디스플레이와 전장부품 모두 하반기 반등을 예고하고 있어 LG전자의 부담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애플 아이폰 15 시리즈 출시로 상반기 부진을 상당 부분 떨쳐낼 것이라는 기대다. 증권가에서도 두 계열사의 실적이 뚜렷한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고부가가치 모바일 제품 출하를 확대하는 한편 수주형 사업의 전사 매출 비중도 단계적으로 늘려가겠다고 했다. 이 같은 사업 구조 개선으로 올 하반기에는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강도 높은 비용 감축 노력으로 2분기 손익은 1분기 대비 소폭 개선될 전망"이라며 "하반기는 재고 건전성 회복, 패널 구매 수요 증가, 모바일 출하 증가 등 수주형 사업 성과로 흑자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스마트폰과 TV 시장 부진이 완화되고 하반기 수요 반등이 가시화되면 디스플레이, 전장부품, 가전 전반에 걸쳐 고른 실적 개선 전망된다. 특히 생활가전·TV 등 본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LG전자는 계열사들의 반등 여부에 따라 연결 영업이익·순이익의 '도미노' 개선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자체 실적이 악화되고 LG전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등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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