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3개월 밀리면 신용제재"…'상습체불 근절대책'

박유진 2023. 5. 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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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을 3개월분 이상 상습적으로 체불하는 등 적극적인 청산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사업주에 대해 신용제재와 정부지원 제한 등 경제적 제재가 강화된다.

고용부는 앞으로 근 1년 내 ▲근로자 1인당 3개월분 이상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다수 근로자에게 5회 이상 체불하고 그 총액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는 상습체불 사업주로 보고, 이들이 청산의지가 없을 시 제재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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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범위 7600개소…청산 의지 없으면 경제적 제재 확대
6월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대책' 발표

임금을 3개월분 이상 상습적으로 체불하는 등 적극적인 청산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사업주에 대해 신용제재와 정부지원 제한 등 경제적 제재가 강화된다. 고용노동부와 여당은 3일 당정 현안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상습체불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매년 임금체불 규모는 1조3000억원이 넘고, 피해근로자가 24만명에 이르고 있다"며 "특히 2회 이상 체불이 반복되는 사업장이 전체의 30%고, 전체 체불액 중 80%에 달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간 임금체불이 발생하면 형사처벌을 하거나 명단공개·지연이자 등의 수단을 활용했지만, 요건이 엄격해 그 대상이 약 400명뿐이었다. 또, 형사처벌의 경우 벌금형에 그치고, 금액도 체불액의 30% 미만인 경우가 77%를 넘는 등 그 실효성에 한계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고용부는 앞으로 근 1년 내 ▲근로자 1인당 3개월분 이상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다수 근로자에게 5회 이상 체불하고 그 총액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는 상습체불 사업주로 보고, 이들이 청산의지가 없을 시 제재를 강화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제재 대상 범위에는 전체 체불액의 60%에 해당하는 8000억원을 체불한 약 7600개소가 해당된다.

정부지원 불이익 주고 신용제재…감독·수사 강화

이들에게는 형사처벌 외에도 신용제재, 정부지원 제한 등의 경제적 제재를 추가·확대한다. 이 장관은 "1년간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사업이나 보조를 제한하고, 공공 입찰시 감점 등 불이익을 부여할 계획"이라며 "이들의 임금체불자료는 신용정보기관에 제공돼 대출·이자율 심사나 신용카드 발급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가 일정한 체불임금을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금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체불 감독과 수사도 강화해 근절 분위기를 확산한다. 올해 하반기 중 임금체불 근절 기획감독을 실시하고, 악의적 체불 사업주에 대한 강제수사를 강화한다. 포괄임금에 대해서는 5월까지 103개소를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진행하고, IT·사무직 등 취약업종은 올해 하반기까지 추가감독을 실시한다. 고용부는 6월 발표할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대책'도 준비 중이다.

청산 의지 있는 사업주에는 융자 확대

상습체불 요건에 해당돼도 융자를 받는 등 청산의지가 있는 경우 제재를 면제해준다. 융자받기 위한 최소 사업 운영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고, 융자 한도는 1.5배, 상환기간은 최대 2배까지 늘린다. 매출감소 등 까다로운 융자요건을 없애고, 지급한도를 상향하고, 상환기간도 연장할 방침이다.

'공짜야근' 근절을 위해 임금명세서 작성 프로그램 기능도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사업주가 출퇴근시간을 입력하면 근로시간, 임금과 각종 수당 등이 자동 계산되고, 근로자는 임금이 제대로 계산·지급됐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고용부는 근로감독 시 임금명세서 교부여부·기재내용 등 4대 기초노동질서 준수여부도 필수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또한 3일부터 온라인·모바일 기반 민원 시스템 '노동포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제는 근로자가 방문없이 민원을 신청하고, 그 처리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체불임금 확인서 발급까지 할 수 있다. 사업주도 각종 인허가 등 신청을 노동포털을 통해 할 수 있다.

이 장관은 "임금체불 근절이야말로 일한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약자보호와 노동개혁의 초석"이라며 "상습체불 근절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임금체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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