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학은 '데이터 의학'… 세상에 없던 스마트병원 보게 될 것"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3. 5. 3. 09: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헬스 톡톡] 윤을식 고려대의료원장
병상 수보다 연구 실적·의료서비스 質 집중
정릉 메디사언스파크, 백신 연구·개발 활발
파격적인 대우로 인재 영입·양성 나설 것
고려대의료원 윤을식 신임 의료원장은 “연구 실적을 강화해 세계 30위권 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세계 유수 대학의 부속병원들은 규모가 1000~ 1500병상에 불과하다. 병상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연구 실적과 의료서비스의 질로 경쟁 우위에 서겠다."

17대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새롭게 취임한 윤을식 성형외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고려대의료원이 저평가된 데에는 정부 규제로 병상 규모 확장을 하지 못한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임 총장들이 심어놓은 연구에 열매를 맺고, 기술이전·신약개발 등 상용화에도 힘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의 3개 상급종합병원과 함께,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1년에는 백신 개발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할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 미래의학 테스트베드인 '고영 캠퍼스'까지 문을 열었다. 경기도 과천과 남양주에는 제4, 제5병원도 건립할 예정이다. 윤을식 신임 총장을 만나 앞으로 4년간 고려대의료원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운영 계획에 대해 들었다.

―고려대의료원 병원 평가 순위를 끌어올리겠다?

"세계 30위권이 목표다. 국내 대학병원 중 우리가 병원 규모로 따지면 15위 정도 된다. 정부에서 병상 총량제로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수 확대에 제한을 두면서 고려대 안암병원 1056병상, 구로병원 1091병상, 안산병원이 836병상으로 묶여있다. 많은 사람들이 '병상 규모=의료서비스 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세계 유수 병원들은 대개 1000~1500병상이다. 외부 병원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연구에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려대의료원은 3개의 상급종합병원 중 2개 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정릉 메디사언스파크, 백신 연구·개발 위한 '전초 기지'로 마련됐는데…

"애초의 계획대로 감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메디사이언스파크 동화바이오관에는 현재 30여 개의 신약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등이 입주해 있다. 백신혁신센터가 위치해 있는 정몽구관은 2024년 8월경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백신혁신센터에서는 백신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연구, 후보 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허가·인증 등 상용화까지도 같은 공간에서 이뤄지게 할 계획이다. 정몽구관에는 의료정보학을 포함, 기초와 임상의 융합연구를 위한 연구융합교실도 마련된다."

―산학 협력 성과들도 있다?

"고려대의료원의 연구 R&D 수주는 연평균 13% 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에서 끝나지 않고 산업화까지도 이어지게 한다. 고려대의료원은 10여 년 전 의료계 최초로 의료기술지주회사를 세우고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실제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 이전료만 300억원 가까이 받았다. 의대 교수들이 설립한 자회사에서 기술이전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병원에 재투자해 또 다른 연구로 이어지게 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PHIS(클라우드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미래 의학은 데이터 의학이라고 할만큼 환자들의 정보가 중요하다. 환자의 유전체, 혈액·영상검사 결과 등의 임상정보, 생활 습관 등의 정보를 수집·분석하면 최적의 맞춤형 의료(예방, 진단,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정밀의료의 기반이 된다. 또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까지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어떤 병원이 환자의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다. 다만 정보를 갖고 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정보를 표준화해서 의미 있게 만들고, 외부 병원들과 호환이 가능해야 한다. 고려대의료원은 병원정보 시스템(PHIS)을 자체 개발했고, 국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산하 병원인 안암·구로·안산병원의 시스템을 통합하고 클라우드로 완전 전환했다. PHIS는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제품 및 사용 인증을 받았다.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로부터 '디지털헬스지표 종합 2위' '정보처리 상호운용성분야 1위' '예측 분석분야 1위'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안정성과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앞으로 대학병원을 포함해 중소병원과 연계해 데이터를 고도화하고, 쌓인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새 병원 건립 추진 계획은?

"경기도 과천과 남양주에 세상에 없던 스마트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고, 임기 내 가시화할 예정이다. 병원에 IT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의료 인력의 업무 부담을 줄일 것이다. 지역 사회에도 기여를 하기 위해 과천·남양주 기업들과 협업하고, 의료 관련 기업들을 모아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 것이다."

―인재 영입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병원은 의료 인력의 수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재 영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겠다. 경쟁 병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임금을 비롯해, 대학원 학비 최대 80% 지원 등 처우 개선을 파격적으로 할 것이다. 최근에는 '인재양성추진단'이라는 조직도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약했던 외과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인재 영입은 물론, 외적 인프라도 개선될 것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리모델링이 완성되면 수술실이 10개 정도 확장된다. 고려대 구로병원과 고려대 안산병원도 수술실 확장 계획이 있다. 고려대의료원 100주년이 되는 2028년에는 외적 인프라가 상당 부분 완성될 것이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