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제로' '서즈메의 문단속' 별명 부자 된 SSG 마무리 서진용
올 시즌 접전에서 제일 강한 팀은 SSG 랜더스다. 2점 차 이내 경기에서 8승 4패를 거뒀다. 마무리 서진용(31)이 든든하게 뒤를 받친 덕분이다.
서진용은 올해 12경기에 등판해 1승 10세이브(1위)를 올렸다. 구원 성공률은 100%. 12와 3분의 1이닝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서진용의 표정도 밝았다. 서진용은 "항상 시즌 초엔 스피드가 잘 안 나와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올해는 좋다"고 했다. 투수 출신 김원형 감독도 "볼넷을 줄이라"는 말 외엔 하지 않을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프로 13년차 서진용은 지난해 초반 셋업맨을 맡다 뒷문을 지키며 데뷔 후 처음 두자릿수 세이브(21개)를 올렸다. 그러나 막바지엔 다시 중간계투로 돌아갔다. 서진용은 "실패라면 실패였고, 맞아도 봤다. 내겐 기회였고, 공부도 됐다"며 "처음엔 잘 하다 끝까지 못 맡은 게 아쉽다. 한 자리에서 끝까지 하는 게 좋은 거니까 좋은 밸런스를 잘 유지하고, 부상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용의 대표 구종은 포크볼이다. 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직구처럼 날아오다 뚝 떨어져 배트가 나가는 공이다. 스플리터/포크 구종가치(3.2)는 투구이닝이 많은 선발투수들을 제치고 4위에 오를 정도다. 하지만 올시즌엔 빠른 공 승부가 돋보인다. 패스트볼 구사율은 62.1%(스탯티즈 기준). 60%를 넘긴 건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21일 키움전에선 직구만 13개 던져 경기를 끝냈다. 시속 150㎞를 훌쩍 넘기던 데뷔 초만큼 빠르진 않지만, 힘이 넘쳤다.
서진용은 "나는 직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뒤 포크볼로 삼진을 잡는 유형이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이 포크볼을 노린다. 구속이 늘어나니까 반대로 직구로 강하게 들어갔다. 직구로만 좋은 투구를 하니까 나 자신도 놀랍고, 좋았다"고 했다.
올해 KBO리그는 '마무리 수난 시대'라 부를만하다. 소방수들이 승리를 날리거나, 전력에서 이탈한 팀이 많다. 하지만 SSG는 서진용 덕분에 아슬아슬한 경기를 잡았다. 마무리의 실패는 곧 팀의 패배로 이어진다. 서진용은 "그런 상황을 이겨내야하는 게 마무리의 마음가짐이다. 오히려 치라고 더 강하게, 삼진을 잡자는 느낌으로 던지니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0'의 행진을 이어가는 서진용에겐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이 붙었다. 국내 500만 관객을 동원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딴 '서즈메의 문단속'이란 표현도 나왔다. 서진용은 "멋있는 건 미스터 제로 쪽이다. 다만 언제까지 갈지 모르니까"라고 웃은 뒤 "문단속이란 표현이 재밌다"고 했다.
SSG는 구원 평균자책점 2.49로 전체 1위다. 막판 승부에 강하고 역전승을 잘 거두는 이유다. 서진용은 "우리 팀 불펜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1위다. 결과로 나오니까 그런 평가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우승을 자주 하는 팀은 이유가 있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부터 마지막날까지 1위를 지켜내는 것)를 해내면서 우리 팀이 성장했다"며 한국시리즈 2연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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