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형님들 싸움이야...베테랑이 이끄는 챔프전
이은경 2023. 5. 3. 08:26
2022~23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챔프전)이 장기전 양상이다. 서울 SK가 안양 KGC에 2연패 뒤 반격의 1승을 하면서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맞췄다. 7전 4승제의 챔프전은 이제 최소 6차전까지 가야 우승팀이 가려진다.
정규리그 우승팀 KGC도, 3위팀 SK도 이제 보여줄 카드는 다 보여줬다. 이제 단기전을 잘 아는 ‘형님들의 싸움’이다. KGC 오세근(36·2m)과 SK 김선형(35·1m87㎝)의 역할이 중요하다.
오세근은 챔프 4차전까지 평균 20.5점의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규리그 평균득점은 13.1점이었다. 김상식 KGC 감독은 “오세근이 챔프전에서 분명 해줄 거라고 믿었는데,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전희철 SK 감독은 혀를 내둘렀다. 전 감독은 “오세근 때문에 정말 힘들다. 정규리그 때 출전시간도 길지 않고 살살 뛰더니 이래도 되는 거냐”고 토로했다. 오세근은 매우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는 빅맨이다. 가드가 공을 잡은 순간, 그 패스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고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전희철 감독은 “KGC 오마리 스펠맨은 한 번 골을 넣을 때 요란한 장면이 많다. 그런데 오세근은 보이지도 않다가 갑자기 스윽 나타나서 편한 위치에서 한 번에 쏙 넣는다. 정말 얄미운 플레이다. 머리 좋은 선수”라고 했다.
오세근의 챔프전 평균 리바운드는 10.8개다. 득점과 리바운드 모두 특급 외국인 선수 수준이다.
챔프 4차전에서는 KGC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약점이었다. 가드진의 변준형과 박지훈, 렌즈 아반도와 더불어 스펠맨까지도 SK가 공격력이 살아나면 크게 흔들렸다. SK가 4차전에서 새로운 지역방어를 들고 나오자 가드진이 당황해 오세근과 데릭 먼로가 공을 더 많이 잡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노련한 오세근이 팀의 중심을 잡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 그는 “챔프전에서 너무 집중해서 동료들과 이야기도 거의 안한다. 후배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SK 김선형은 정규리그 우승을 놓치고도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다. 그만큼 개인 기량에서는 물오른 활약을 보여줬다.
챔프전에서도 김선형은 폼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정규리그와 같은 평균득점(16.3점)을 기록 중이다. 다만 전력누수가 있는 SK의 사정상 현재 공격에서 안정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투맨 게임뿐이다. 이미 플레이오프부터 상대 수비가 김선형에게 집중됐다. 김선형의 공격과 그의 손에서 파생되는 패스를 모두 막겠다는 것이다.
챔프전에서 김선형의 전담 마크맨은 KGC 문성곤이다.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는 문성곤은 ‘질식 수비’로 김선형을 따라다닌다. 김선형에게는 숙제가 하나 더 있다. 25세의 젊은 필리핀 선수 아반도를 수비하는 것이다. 점프력, 체공력 등 신체 능력이 뛰어난 슈터 아반도는 외곽슛 능력에 스피드까지 갖춰 수비하기 까다롭다. 유독 SK전에 강해 ‘SK 킬러’로 불린다.
김선형은 “아반도는 정말 미친 거 같다. 쉬지 않고 뛰어다닌다”며 “공격할 때는 문성곤이 버티고 있지, 수비할 때는 아반도를 따라다녀야 하지….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김선형의 공격력이 뚝 떨어진 건 SK가 2~3차전에서 KGC에 완패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김선형의 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4차전에서 최원혁을 투입해 아반도 수비를 맡겼다. 이게 통하자 그는 “5차전 이후에도 김선형 수비 부담을 줄이는 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김선형과 오세근은 모두 리그 경력 10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우승 경험도 풍부하다. 2승 2패에서 만나는 5차전이 시리즈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김선형은 “지면 끝이라는 각오로 5차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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