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에 취한 한국…수입사 입꼬리 올라간다
미국·일본·아일랜드 등도 모두 급증세
수입사, 가격 인상으로 대응…빠른 실적 개선
순이익 대부분 본사에 배당금으로
올해 1분기 스카치위스키 수입액이 13년 만에 5000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지난해에 이어 위스키 광풍이 이어지고 있다. 위스키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수입사들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며 물 들어올 때 확실하게 노를 젓는 모양새다. 수요 확대에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며 빠르게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순이익의 대부분은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영국 위스키 수입액은 5149만7000달러(약 69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카치위스키의 수입액은 전체 위스키 수입액의 79.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로, 1분기 영국 위스키 수입액이 5000만달러를 넘은 건 2010년(5885만달러) 이후 13년 만이다.
2020년 1분기 2047만달러 수준이던 스카치위스키 수입액은 이듬해 2862만달러, 지난해 4521만달러로 증가했고, 올해는 5000만달러까지 넘어서며 3년 만에 15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수입량도 꾸준히 늘어 2020년 1분기 3117t에서 올해 6968t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위스키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주요 생산국들의 수입액도 대부분 증가했다. 버번위스키를 생산하는 미국산 위스키가 1분기 수입액 707만7000달러(약 95억원)로 영국의 뒤를 이었는데, 2021년 1분기 167만달러에서 2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스카치위스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짐 빔’, ‘메이커스 마크’ 등 버번위스키가 최근 하이볼 등 칵테일 기주로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 이어 일본(223만4000달러·80.3%)과 아일랜드(137만4000달러·111.1%), 대만 위스키(88만4000달러·201.7%), 인도(9만8000달러·133.3%)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카발란’을 앞세운 대만 위스키는 지난해 수입액이 200만달러에 육박하며 급성장한 가운데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며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전체 위스키 수입액도 6477만달러(약 869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0% 늘었다.
수요가 늘자 위스키 수입업체들은 물류비 및 원액 단가 상승 등을 이유로 위스키 가격을 재빠르게 인상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4월 ‘조니워커’ 등의 가격을 평균 5~10% 인상한 데 이어 12월에는 위스키와 맥주 등 53개 제품 출고가를 최대 40% 인상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같은 달 '발렌타인'은 5.5~14.3%, '로열 살루트'는 5.8~17.8%, '시바스 리갈'은 최대 9.6% 올렸다. 올해도 디앤피 스피리츠가 ‘맥캘란’ 출고가를 최대 13.5% 인상했다.
수요 확대에 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외국계 수입사들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해(6월 결산 법인 2021년 7월~2022년 6월) 매출 1580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2.6%, 46.6% 상승했다. ‘글렌피딕’·‘발베니’ 등을 들여오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도 작년 매출이 23.8%, 영업이익은 94.7% 증가했다. ‘잭다니엘’을 수입하는 한국브라운포맨 역시 지난해(4월 결산 법인 2021년 5월~2022년 4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4.6%, 137.8% 늘었다.
실적 개선의 과실은 대부분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모양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2년간 거둔 순이익 293억원, 191억원을 전부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성향 100% 이르는 고배당이다. 디아지오코리아 역시 2021년(6월 결산 법인 2020년 7월~2021년 6월) 배당성향 230%에 달하는 220억원을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인적 분할을 통해 윈저 사업 부문만으로 존속법인이 된 윈저글로벌이 배당금으로 321억원을 지급했다. 직전 해 벌어들인 순이익 전부를 배당으로 지급한 것으로 배당성향 100%의 고배당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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