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정상 화형식까지…'워싱턴선언' 강력 반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7일 "미제와 괴뢰 역적들을 죽탕쳐버리려는 노동계급과 직맹원들의 복수결의모임이 6일 신천박물관 교양마당에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뉴스1

북한이 전날(2일) 한미 정상을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까지 진행하며 '워싱턴 선언'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청년 학생들의 복수결의 모임이 전날 신천박물관에서 진행됐다며 침략자, 도발자들의 허수아비를 불살라버리는 화형식을 단행했다고 3일 밝혔다.

행사 발언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이며 굴욕적인 대미굴종행각, 핵전쟁행각"으로 규정하고 "상전과 특등주구가 고안해낸 모략문서들은 철두철미 우리에 대한 적대감이 골수에까지 들어찬 자들의 범죄적인 야망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한미가 합의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 선언'에 대한 극도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달 핵무기를 비롯해 미국 전력을 통해 북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신설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이들은 또 "날로 무분별해지는 미제와 괴뢰들의 적대적 흉심과 대조선압살책동으로 인하여 조성된 오늘의 준엄한 정세는 당과 국가가 취하고 있는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방력강화조치들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뚜렷이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행사에는 문철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박태섭 황해남도 당위원회 비서 등이 참석했다.

북한은 지난 3월과 4월에도 한미연합연습을 비난하는 취지의 청년학생 및 노동자들의 집회를 개최하며 한미를 향한 전 사회적인 적개심을 고취했다. 당시 화형식은 없었다.

지난달 29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워싱턴 선언 채택에 반발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미래가 없는 늙은이", 윤 대통령을 "그 못난 인간"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하기도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