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음식점 "이유식 무상제공"에 고객들 반발…"애 울음소리 싫어"

전진영 2023. 5. 3.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수프 전문점이 유아 동반 고객을 대상으로 이유식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불매운동에 휩싸였다.

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수프 전문점인 '수프 스톡 도쿄'는 지난달 18일 생후 9~11개월 아이와 함께 방문한 매장 내 주문 고객에 한해 아이 몫의 이유식을 무료로 주겠다고 발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객차별" 반발에 불매운동까지 확산
저출산 정책 일환인데…기업·정부 모두 당황

일본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수프 전문점이 유아 동반 고객을 대상으로 이유식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불매운동에 휩싸였다. 주로 미혼 직장인들인 기존 고객들이 차별정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면서 저출산 정책 일환이라며 환영하던 일본 정부까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스프 스톡 도쿄에서 무상 제공하는 이유식 사진.(사진출처=스프 스톡 도쿄 홈페이지)

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수프 전문점인 '수프 스톡 도쿄'는 지난달 18일 생후 9~11개월 아이와 함께 방문한 매장 내 주문 고객에 한해 아이 몫의 이유식을 무료로 주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일부 매장에서 했던 서비스가 호평을 받자 이를 전 점포로 늘린 것인데, 유아 한 명당 가게에서 직접 만든 이유식 한 컵을 무상 제공한다.

회사는 이날 공지를 통해 "우리는 창업 초기부터 '모두에게 수프를(Soup for all)'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 수프는 나이, 성별, 국적을 초월해 사랑받는 음식"이라며 "어린이와 함께 방문하는 고객이 많아진 가운데, 함께 식사 시간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유식 제공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수프 스톡 도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도 같은 내용을 게시했다.

해당 발표 직후 SNS에서 곧 논란이 확산됐다. 가게의 방침에 환영한다는 응원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아이를 우선하는 가게는 안 간다", "아이 없이 오는 고객이 오히려 주 고객층 아닌가"라며 아예 가게에 가지 않을 것을 선언하는 불매운동이 대대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수프 스톡 안 간다’는 문장이 연관 검색어에 걸렸고 “독신은 오지 말라는 것이냐”, “아이 때문에 시끄러워질 테니 안 간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나와 아사히나 산케이신문 등 일본 주요 매체도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스프 스톡 도쿄에서 이유식 무상 제공 발표와 함께 게시한 사진.(사진출처=스프 스톡 도쿄 홈페이지)

논란 끝에 회사는 지난 26일 "새 정책 발표 이후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 다시 한번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이를 시작했는지 전하고 싶다"며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자유로운 식사가 여의찮다고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음식의 배리어 프리를 추진하고 있다. 글루텐 프리나 비건 수프를 제공하고, 씹기 어려운 분들을 위한 서비스도 펼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고객을 연령이나 성별, 자녀 동반 여부에 따라 구별하거나 특정 고객만 우대하겠다는 생각은 없다"면서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는 다양하다. 작아도 할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작지만 대처를 계속해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프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는 가운데 이번 불매 운동은 결국 사회 인식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프 논란 이전에도 비슷한 논란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나가노시의 아오키지마 유원지는 “뛰어노는 아이들 목소리가 시끄럽다”는 일부 주민들의 반복된 민원으로 철거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에 저출산 대책 담당 장관은 직접 진화에 나섰다. 지난달 출범한 어린이가정청의 오구라 마사노부 어린이 정책 담당상은 지난 28일 각료회의 후 회견에서 “육아 부담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깊어져 당사자를 응원하는 사회로 변해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의 이해와 행동을 촉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 대응에도 논란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이에 저출산 정책 시행에 앞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마츠다 타에코 세타가야육아네트워크 대표의 말을 인용해 “육아 당사자가 아니면 아이와 접점을 갖기 어려운 사회가 됐다”며 “육아는 모두가 관여하고 지지해 가는 것으로, 아이에게 관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도 육아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