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다우데이타 지난해 늦여름 무렵부터 사들였다”
김익래 회장, 지난해 6월~9월 사이 다우데이타 매수
키움증권, 명예훼손 혐의로 라 대표 고소…라 대표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 계획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관련 주가 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H투자컨설팅 업체 라덕연 대표가 "지난해 늦여름이나 가을 무렵부터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수했다"라고 밝혔다. 라 대표는 2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주가 1만4000~1만5000원 수준이었던 늦여름이나 가을 즈음부터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수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무렵은 라덕연 대표 측에서 이번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매입한 시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익래 회장은 지난해 6월 23일부터 9월 26일까지 다우데이타 주식 3만4855주를 매입했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9월21일 1만4000원대에 올라선 후 등락을 거듭하다 1만5050원(10월26일), 2만1100원(11월15일), 3만500원(12월2일)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월7일 5만3200원으로 급등한 후 5만원대를 유지하다 지난달 24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곤두박질쳤다. 김 회장은 주가 폭락 2거래일 전(4월20일)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팔아 605억4300만원을 현금화했다.
레버리지 포함 투자금이 2조원 정도라고 밝힌 라 대표는 "우리는 주식을 기본적으로 매수한다"라며 "팔기를 원하는 투자자가 있으면 일부 매도하는데, 내 판단으로는 통정거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사고팔며 주가를 띄우는 통정거래나 시세조종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자본시장법 176조 1항(1호)에 따르면 자기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같은 가격 또는 약정된 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또는 장내 파생상품을 매수할 것을 사전에 서로 짠 후 매도하는 통정거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대신 라 대표는 주가 폭락의 원인으로 김익래 회장을 지목했다. 그는 "김익래 회장 측이 (다우데이타) 주가가 5만원 수준일 때 1500억원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었다"라며 "주가 상승으로 손실을 기록 중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라 대표는 주가 상승 기간 이어진 공매도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다우데이타에 지난해 12월부터 약 800억원의 공매도가 이어졌다"며 "공매도에 필요한 증거금을 확보한 상태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다우데이타는 지난해 12월2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어 "차입매도(공매도) 때 증권사에 증거금을 납입해야 하는데, 관행적으로 증거금 납입 없이 공매도를 실행한다"라며 "김익래 회장의 계좌를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익래 회장은 상속을 앞두고 있어 주가 상승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는 라 대표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 회장이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본인 주식 대신 남의 주식을 빌려 매도 포지션(공매도)을 취하는 것 자체가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회장은 아들에게 사실상 지분 상속을 완료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회장 측은 라 대표를 알지 못하며 주가 조작 세력과의 연루 의혹도 강력 부인하고 있다.
라 대표와 김 회장 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고소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주가 급락 사태 피해자들이 라 대표를 사기죄 등으로 고소한 가운데 라 대표는 김익래 회장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2일 라 대표의 주장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번 주가 조작 의혹은 다우데이타·삼천리·서울도시가스·선광 등 8개 종목이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에서 나온 매물로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불거졌다. 당국은 주가 조작 세력이 투자자를 모집한 후 이들 명의의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를 이용한 통정거래 방식으로 주가를 띄워온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팀은 2일 라 대표 등 주요 피의자 최소 6명을 입건해 수사를 시작했다. 라 대표는 소환 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부재중 전화가 많은데) 아직 연락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녹음할 텐데 궁금한 점 있으면 다시 물어보라"며 여유를 보였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