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엑소더스’…초장기 국채-단기 금융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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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하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부동자금이 은행을 떠나 주식·채권 시장으로 '엑소더스(exodus)'하고 있다.
권성정 하나은행 클럽원 PB센터 골드PB부장은 "초장기 국채의 경우 향후 기준금리가 1%포인트만 하락해도 10%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최근 투자가 몰리는 추세"라면서 "은행채의 경우 대부분 신용등급이 트리플A 등급이어서 안정성이 뛰어난 데다, 투자자 상황에 따라 예금보다 높은 4~5%대의 높은 수익률을 내다볼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시장 전망을 보이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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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하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부동자금이 은행을 떠나 주식·채권 시장으로 ‘엑소더스(exodus)’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이 긴축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어느 때보다 채권시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초장기 국고채나 금융채 단기물 투자를 늘리는 양상이다.
3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모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0%)를 밑돌고 있다. 최고우대금리 기준으로 KB국민의 ‘KB 스타 정기예금’은 연 3.46%, 우리 ‘WON 플러스예금’은 연 3.45%, 신한·하나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의 정기예금‘은 연 3.40%에 그친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까닭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준거 금리가 되는 금융채 1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5%대에서 최근엔 3.5%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은행을 떠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지난 1~3월 정기예금 잔액은 7조2000억원 감소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채권시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은 4조2478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8월(3조2463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산시장이 무너지면서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20조원을 돌파했는데, 올해 들어 4개월간 누적 순매수액은 12조9032억원으로 지난해 기록을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이 중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는 채권 종류는 만기 20년 이상 30년 이하의 초장기 국채, 만기 6개월 이하의 금융채, 회사채 등이다. 전자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매도차익 및 절세효과를, 후자의 경우 높은 안정성을 기반으로 3%대에 머무르고 있는 예금금리를 웃도는 수익률을 낼 수 있단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업권 설명이다.
하이투자증권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국채 순매수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만기 20년 초과 30년 이하 채권으로 5872억원에 달했다. 또 금융채 중에선 만기 6개월 이하 채권 순매수액이 599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은행채 비중은 89.1%이다. 이외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도 단기물이 인기를 끌었다.
권성정 하나은행 클럽원 PB센터 골드PB부장은 “초장기 국채의 경우 향후 기준금리가 1%포인트만 하락해도 10%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최근 투자가 몰리는 추세”라면서 “은행채의 경우 대부분 신용등급이 트리플A 등급이어서 안정성이 뛰어난 데다, 투자자 상황에 따라 예금보다 높은 4~5%대의 높은 수익률을 내다볼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시장 전망을 보이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횡보하는 주식시장 역시 공격적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3조4928억원으로 저점(43조6928억원) 대비 22.4% 늘어났다. 개인의 단기금융펀드(MMF) 예치금도 14조5038억원으로 연말(13조6031억원) 대비 6.6%가량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이나 MMF 모두 투자 대기성 자금이란 점에서 예금 엑소더스의 징후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안정지향적인 투자자들은 아직까진 채권에 더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라면서 “이차전지와 관련한 랠리가 마무리되면서 섣부른 진입보단 향후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반도체 등 테크주나 헬스케어 등에 올라탈 준비를 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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