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경제에도 봄바람 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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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하다.
고물가, 고금리가 여전히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반도체 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 감소, 무역수지 적자다.
우리 경제에도 봄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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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하다. 지난 주말은 3일 연휴여서 간만에 여행을 다녀왔다. 인천을 거쳐 강화도 전등사, 석모도까지 가봤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많았다. 뉴스를 보니 지난 주말연휴에 강원, 제주 등 전국의 관광지가 북적였고 인천공항은 해외로 가는 관광객들로 붐볐다고 한다. 전주영화제, 산천과 합천의 황매산철쭉제 등 지역축제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아시아경제는 4월28일 [내수가 살아난다]는 컷으로 2개의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은행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3% 성장에 그쳤지만 민간소비가 0.5% 증가하며 나름 버팀목 역할을 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마스크 실내착용 의무가 3년만에 해제되면서 대면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요인이 크다. 소비 회복세는 여행 및 음식점업 등 관광소비 관련 지표에서 두드러졌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매출 추이에서도 소비 회복세가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지난달 국내 주요 25개 유통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나들이 인구가 늘면서 의복, 잡화 등 소비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쓰지 못한 돈들이 아직까지 초과 저축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순저축률은 2020년 12.4%, 2021년 11.6%로 1999년(13.2%)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2000년대 이후 두 자릿수 저축률 자체가 처음이다. 고물가, 고금리가 여전히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은 아직 괜찮은 듯하다.
경복궁, 명동 거리 등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 관광객은 아직 예년만 못하지만 그 자리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채웠다. 명동의 한 상인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매출이 80% 정도는 회복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반도체 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 감소, 무역수지 적자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14개월째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가 2분기 저점을 지나 하반기 반도체 재고 부담 완화에 따른 수출 회복 등을 중심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리오프닝의 파급효과가 지연되고 있지만 대중 수출이 당분간 예상보다 약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IT경기 부진 완화, 중국 내 재고 조정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정부와 한은의 경제전망대로 올해 '상저하고'가 현실화될 수 있다.
물론 우리 경제를 최대한 긍정적인 시각에서 본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내수가 살아난다'고 보는 시각보다는 '내수가 괜찮다'는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반기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그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다.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 거시경제정책 여력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Fed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가 어렵다. 올해 1분기 국세 수입은 1년 전보다 24조원 덜 걷혔다. 경기 하강과 자산시장 부진으로 올해 대규모 '세수 펑크'가 불가피해 보인다. 예정된 정부 지출을 줄이기는 어렵고,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그러면 재정건전성에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경제는 심리니까. 우리 경제에도 봄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정재형 경제금융 부장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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