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우주 친구들! ‘가오갤3’ 봤더니
광활한 우주를 떠돌던 괴짜 히어로 군단이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3일 개봉하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감독 제임스 건, 이하 가오갤3)는 ‘가오갤’ 군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시리즈 완결판이다. 최근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영화가 국내에서 평이 엇갈린 만큼 ‘가오갤3’에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쿠키뉴스 대중문화팀 기자들이 ‘가오갤3’를 먼저 보고 감상평을 나눴다.
그래, 이게 ‘가오갤’ 맛이지
‘가오갤3’는 그간의 강점과 개성을 살리면서 최선의 마무리를 향해 150분 동안 힘차게 달려간다. 영화는 로켓(브래들리 쿠퍼)의 서사를 중심으로 관객의 감정을 마구 건든다. 익숙한 얼굴부터 새 빌런까지 등장인물이 여럿이지만 캐릭터보다 이야기와 관계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개만 따라가도 인물들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다. 몰입감은 자연히 커진다. 이제는 완전한 가족이 된 팀 가디언즈는 티격태격 다투다가도 서로를 다독일 줄 안다. 나 자신이 아닌 우리를 위해 함정임을 알면서도 기꺼이 몸을 내던진다. 위태위태한 전투 속에서도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누군가를 지키려는 이들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팀 가디언즈의 고군분투를 보면 벅차오르다가도 뭉클하고, 어느새 미소가 지어진다.
이번 시리즈 역시 눈과 귀가 즐겁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를 아우르는 명곡은 극을 더 맛깔나게 꾸민다. 라디오헤드의 ‘크립’으로 시작해 ‘크레이지 온 유’, ‘리즌스’, ‘디스 이즈 더 데이’ 등 귀에 익숙한 올드팝이 흥을 돋운다. 광활한 우주를 구현한 영상과 화려한 액션은 보는 맛을 더한다. 클라이맥스에 펼쳐지는 롱 테이크 액션이 백미다. 액션과 맞물린 과감한 카메라 구도는 박진감을 더한다. ‘가오갤3’는 구색만 갖춘 영화가 아니다. 마음을 적시고 흔든다. ‘가오갤3’는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영화다. 감정선에 취하다 보면 눈물이 왈칵 차오른다. 이전 시리즈를 보지 않더라도 내용 이해엔 어려움이 없다. ‘가오갤’ 시리즈 팬이라면 더 많은 장면에서 웃을 수 있겠다. 엔딩 크레디트는 팬을 위한 헌사다. 그간의 추억을 반추하다 모든 팬에게 감사한다는 문구와 마주하면 마음이 찡해진다. ‘가오갤3’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작별을 고한다. 아직 ‘가오갤’과 이별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쿠키 영상을 필히 권한다.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최선의 노력
‘가오갤’ 팬들이 이 시리즈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담은 영화. ‘가오갤3’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시리즈 마지막 작품인 ‘가오갤3’는 유머와 액션, 감동과 음악을 버무려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한다. 피터 퀼(크리스 프랫)의 성장 드라마이자 로켓에겐 트라우마 치유기인 ‘가오갤3’는 흩어졌던 비주류들이 대안가족으로 화합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기어코 팬들을 울린다. 멘티스(폼 클레멘티에프)와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의 환장할 ‘티키타카’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팀 업 액션은 기대보다 화려하다. 러닝타임이 150분으로 긴 편이지만, 좌충우돌 우주 수호대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후회 없는 시간이 될 것이라 감히 예상한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흘러간다. 까칠한 너구리 로켓의 기원과 그를 살리려 분투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완벽한 세계를 창조하려는 악당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와 그가 창조한 전사 아담 워록(윌 폴터) 등 새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작품은 이들을 소개하기보단 ‘가오갤’ 멤버들의 가족애를 전하는 데 더 큰 공을 들인다. 새로움을 기대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메시지는 직선적이고 때론 감정이 과잉된다. 예상 가능한 인물이 예상 가능한 활약을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시리즈와의 이별 앞에선 이 같은 약점이 오히려 미덕으로 작용한다. ‘가오갤’ 이후 피터 퀼의 행방이 궁금한 이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자. 쿠키 영상 두 개가 마련됐다. 휴지는 필수다.
김예슬 이은호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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