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안단테, ‘화정아이파크’ 전철 밟나…재시공 목소리↑
지하주차장 구조물(슬래브) 붕괴사고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인천검단AA13-1블록 공공분양주택(안단테)사업이 과거 인명사고를 낸 광주 화정아이파크 전철을 밟을지 주목된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0분 경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검단안단테 3402동과 3403동 사이 지하 1,2층 주차장 상부 슬래브가 붕괴됐다. 슬래브는 무량판(50%)·데크(30%)·일반철근콘크리트(20%)로 이뤄졌다.
무량판구조는 기둥과 슬래브만으로 건축되는데, 층간소음에 강하지만 하중 부담을 크게 받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1월 붕괴사고가 난 화정아이파크도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를 지탱하도록 만든 무량판구조로 건설 중이었다. 당시 외벽이 무너지면서 인부 1명이 다치고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정아이파크는 지난 4월 부실공사 진단을 받고 전면 철거와 재시공이 확정됐다.
검단안단테 경우 사고 발생일이 주말 밤이어서 인적피해는 없었다. 다만 지하주차장 말고도 무량판구조가 더 있다는 점이다. 전면 재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우선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책임을 묻고 상응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아울러 안전 보장을 전제로 입주지장이 없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날(2일) 현장에 들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추가 정밀검사를 할 계획이냐’는 취재진 물음에 “보가 없이 하중을 지탱하는 무량판구조는 전문가들과 주무부처도 가장 중요하게 점검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무량판구조 자체가 어느 조건에서건 취약하다고 너무 앞서나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건설현장 안전제도 개선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물음엔 “지난해 1월에도 선진국 수준 국가에서 있어선 안 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게 반복된다는 건 내부에 구조적인 문제가 만연했다는 것”이라며 “강도 높고 파격적인 예방, 감시대책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잦은 부실시공 논란에 관해선 “건설사가 완성품만 넘기고 품질을 소홀히 하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실시간 모든 작업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서 언제든 책임을 철저히 묻는 장치도 고민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토안전관리원 등 전문기관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이르면 이번 주 공개될 전망이다.
원 장관은 “인명피해 없이 무너진 것 자체가 지금이라도 늦었지만 제대로 조치 안 하면 더 큰 사고 날 수 있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조사를 철저히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로 GS건설이 받을 후폭풍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악을 가정한 3가지(재시공 원가 발생·수분양자 지체상금 지급·행정처분) 리스크를 예상했다. 한투증권에 따르면 GS건설이 매월 부담할 지체상금은 15억8000만원으로 추정된다. 행정처분에 따른 회사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기한이익상실(EOD) 리스크도 발생할 수 있다.
검단안단테 예비 입주자들은 이날 오후 공사현장 앞에 모여 원인규명을 촉구했다. 입주자예정협의회에 따르면 이들은 원 장관 일정을 직접 알아보고 시위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엔 ‘전면 재시공’ ‘입주자 보호’ 피켓을 들었다.
한 입주자는 “눈을 떠보니 앞마당이 없어졌다”라며 “이유 없는 붕괴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사건이 발생한 3일이나 지났는데 GS건설이나 LH에서 아무런 안내조차 없었다. 이게 말이 되느냐”라고 따졌다.
협의회 부회장은 “현재 시공사 측에 건설 도면을 요청해놨다. 철저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며 “우리가 바라는 건 아무것도 없다. 첫째도, 둘째도 안전 입주”라고 강조했다.
GS건설 측은 “추가 붕괴 위험은 없을 것”이라며 “입주 예정자에게 진단결과를 보고하고 소통하면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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