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佛이 더 배출? 피폭 못 피한다? 日오염수 따져봤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오염수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까지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일 ‘우리바다지키기 TF’를 출범하면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국민 건강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입증할 전문가 4명을 민간위원으로 위촉하겠다”고 밝혔다. 야당과 일부 환경 단체의 오염수 위험성에 대한 주장을 ‘괴담’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는 오염수를 1000개 이상의 탱크에 저장해왔다. 일본 정부는 매해 늘어나는 오염수 저장에 한계가 있다면서 오염수를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라는 처리 시스템으로 정화한 뒤 올여름에 태평양에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해저터널도 완공 단계에 접어들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 정부 등에 사실상 처리수 방류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오염수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꾸준히 방출되면 바다를 거쳐 인체에 쌓여 건강에 위해를 가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이미 존재하며 한국과 중국에서 더 많이 방출하고 있어 일본 방출량은 문제 될 게 없다는 반론도 있다. 이에 오염수를 둘러싼 논란을 쟁점 별로 정리했다.
①삼중수소는 인체에 얼마나 해롭나
삼중수소(H3)는 원래부터 자연계에 존재해온 방사성 물질이다. 하지만, 인류가 핵 실험과 원자력발전을 하면서 지구상에 더 많아졌다. 비와 강, 바다, 우리가 평소 마시는 생수에도 이미 삼중수소가 존재하고 있다.
국내에선 원전 종사자들의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면서 삼중수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다수 진행됐다. 2016년 대한방사선방어학회가 발간한 학회 논문에 따르면, 삼중수소는 중수로형 원전에서 방사선작업종사자의 내부피폭을 일으키는 주요 방사성핵종 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신체 내부로 유입되면 10일의 유효반감기를 거친 뒤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내의 삼중수소가 체액을 따라 유동하며 전신이 피폭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체내 삼중수소는 대부분 물의 형태로 존재해 소변으로 배출되고, 일부는 유기조직분자와 결합해 상대적으로 긴 유효반감기를 갖지만, 매우 적은 양이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에 미치는 영향은 높지 않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문제는 삼중수소는 반감기를 거치며 체내에서 배출되지만, 삼중수소가 방출한 베타선은 몸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원전 피폭을 연구해온 티머시 무쏘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교수는 지난달 27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1950년대~2022년 발표 논문 250건 보면 삼중수소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의 '생물학적 효과비'는 세슘-137 감마선의 2∼6배다"라며 "감마선은 투과력이 강해 몸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삼중수소의 베타선은 배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무쏘 교수는 "베타선이 내부 피폭을 일으키기 때문에 체내에 삼중수소가 쌓이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삼중수소에 피폭된 쥐에서 정자와 난자, 생식기 손상, 유전자 변이도 관찰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베타선은 그만큼(피부도 뚫지 못할 만큼) 투과력이 약해 인체에 해가 없다”고 밝혔다.
②일본이 방출할 삼중수소의 총량은 위험한 수준인가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우리가 통상 맞는 빗물 속 삼중수소는 1리터당 1베크렐 수준이고 바닷속 삼중수소는 1리터당 0.01베크렐 수준"이라며 "태평양 바다에 흘러 들어간 후쿠시마발 삼중수소는 이 수치에 거의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발 삼중수소 배출량이 많지 않다는 주장은 한국과 중국 원전 방출량과 비교하면서도 나온다. 한국은 1년간 약 157TBq의 삼중수소를 방출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발표한 2021년 7월~2022년 6월 사이 고리·새울·월성·한빛·한울 원전의 바다 방출 삼중수소량을 더한 결과다. 일본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은 서해 남쪽에 72TBq의 삼중수소를 쏟아냈다.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는 "프랑스가 1년에 1500TBq 정도 배출하는데 그게 네덜란드 앞바다로 간다"며 "그래서 네덜란드 앞바다나 강물은 대략 우리나라보다 10배 정도 많은 농도의 삼중수소를 갖고 있지만 별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올 삼중수소의 양 자체는 자연계나 다른 국가 방출량에 비해 작다는 게 많은 핵물리학·방사선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의 시뮬레이션 수행 결과 후쿠시마 처리 오염수는 태평양을 거쳐 4~5년 뒤 제주 남쪽 해역에 유입되는데, 10년쯤 뒤에야 ㎥당 0.001Bq 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2021년 국내 해역 평균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③오염수 데이터 믿어도 될까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은 "도쿄전력의 방사선 영향 평가에서 생물종 및 생태 영향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고, 삼중수소의 축적 효과와 장기적 영향 평가가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이 마련한 향후 오염수 처리 과정 자체는 준수하다고 평가했다.
정은혜 기자·정상원 인턴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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