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윈지 사태'보다 더하다? "박시영 공천 손떼라" 野 들썩
정치컨설팅업체 ‘㈜박시영’의 대표이사인 박시영 더불어민주당 정치혁신위원의 고가 컨설팅 영업을 두고 당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당헌·당규 혁신은 물론 공천 과정의 정당성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당내에선 “2020년 총선 당시 ‘윈지코리아컨설팅(이하 윈지)’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권리당원 게시판엔 박 혁신위원의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2일 중앙일보에 “㈜박시영은 2020년 윈지와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윈지 대표이사 출신 전략기획위원장이 공천 작업을 주도했고, 윈지가 후보 컨설팅을 도맡다 보니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박 위원이 일으킨 논란과 비슷했는데, 총선 대승으로 유야무야 됐을 뿐”이라고 전했다.
2020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3선 의원은 “박 위원이 본인 유튜브에 (현역과 경쟁할)예비 후보자를 출연시키는 것은 경선 과정에서부터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윈지 논란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의원은 “평소 유튜브에서 강경 주장을 해온 박 위원이 혁신위에 들어온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윈지는 2009년에 설립된 여론조사·정치컨설팅 업체다.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이근형씨는 윈지 대표이사로 일하다 2019년 6월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에 발탁됐고 이후 ‘컷오프’를 결정하는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 공천에 깊이 관여했던 이씨는 그러나 총선 한 달 전까지 윈지 사무실에 출근하며 구설에 휘말렸다. 이후엔 민주당 예비후보 30여명이 윈지에 선거 컨설팅을 의뢰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상충 논란도 일었다. 박시영 위원은 당시 윈지의 대표이사로 근무했다.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도 박 위원에 대한 경계와 우려가 쏟아졌다. 한 권리당원은 ‘신임 원내대표단은 정치 자영업자들과 절연하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정근 일당과 크게 차이점이 없어 보이는 박시영 같은 자들을 혁신위원에서 사퇴시키고,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절연의 노력을 하라”고 주장했다. 게시판엔 ‘유튜버 박시영은 민주당 공천에서 손 떼라’는 글도 올라왔다.
컨설팅을 매개로 한 박 위원의 영업 활동은 공식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2022년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김병기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유정주·전용기·최혜영 등 민주당 현역 의원 4명이 지난해 ‘의정활동 컨설팅 계약금’ 명목으로 ㈜박시영에 각 1000만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박시영에 의정 홍보영상 제작 등의 명목으로 770만원을 지출한 의원도 현직 최고위원을 포함해 3명이 확인됐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 컨설팅은 길어야 총선 1년 전부터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올해 들어 ㈜박시영과 컨설팅 계약을 맺었을 현역 의원까지 생각하면 실제 계약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시영TV’ 실시간 방송에서 이해상충 논란에 대해 “혁신위는 당의 제도적으로 바꿔야 될 병폐, 악습, 시대적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개선책을 내는 기구이지 공천이나 후보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제가 혁신을 강하게 주장하니까 그것에 대해 불편해하는 분들이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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