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든까진 못 살거예요"…'백 투 더 퓨처' 스타의 투병 고백

김선미 2023. 5.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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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파킨슨 병을 앓았던 마이클 J. 폭스가 자신의 투병기를 털어놓으며 ″그럼에도 감사할 수 있는 삶이 계속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진 폭스 트위터 캡처


"내가 여든 살까지 살 수는 없을 거에요."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의 주인공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던 마이클 J. 폭스(66)의 말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0년 넘게 파킨슨병을 앓았다고 털어놓으면서다. 그는 "매일 더 힘들고 어려워지는 삶을 살고 있다"면서도 "감사와 낙관이 계속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먼저 쉽지 않은 투병 생활을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뇌 일부가 수년에 걸쳐 손상되면서 경련, 근육 둔화 및 경직 등을 겪는 퇴행성 질환이다. 그는 "최근 척추에 종양이 생겨 수술을 받았다"며 "낙상으로 팔과 손, 얼굴 뼈가 부러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킨슨 환자의 치명적인 사망 원인으로 낙상과 음식물로 인한 질식, 천식 등을 꼽았다. 그는 "파킨슨병 자체만으로 죽진 않지만, 병에 걸린 상태로 죽는다"고 말했다.

2000년 마이클 J. 폭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파킨슨 치료 연구 재단을 세웠다. 사진 마이클 폭스 재단 홈페이지 캡처


힘든 삶에서도 그가 놓지 않은 것은 '감사'다. 그는 "어려운 삶이지만 (병 때문에 오는) 어려움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습득했다"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시청자를 향해서 "감사할 것, 기대할 것을 찾을 수 있다면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삶에 대해선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매혹적인 삶 같다"고 평가했다.

폭스는 1985∼1990년에 개봉한 3부작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 역을 맡아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29세 되던 해, 영화 촬영 중 손이 떨려 병원을 찾았다가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처음 병명을 들었을 때 우울함을 감당하지 못해 술을 많이 마셨지만, 결국 주변에 도움을 구하고 술을 끊었다고 한다. 이후 다시 '굿 와이프(Good Wife), '레스큐 미(Rescue Me)' 등 드라마에 출연해 연기를 이어갔다. 그는 에미상 5회, 골든 글로브상 4회, 그래미상 1회를 각각 수상한 바 있다.

2000년엔 자신의 이름을 딴 파킨슨병 치료·연구 재단을 세웠다. 화이자·노바티스·UCB 등 유명 제약회사와도 협력하고 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생체 지표를 발견했다"며 "5년 안에는 치료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출연한 마이클 J. 폭스의 모습. 사진 ㈜프레인글로벌 제공


캐나다에서 태어난 폭스는 록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163cm의 작은 키 때문에 꿈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후 배우로 데뷔해 활동하다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눈에 들어 '백 투 더 퓨처'에 캐스팅됐다. 당시 TV 드라마 '패밀리타이즈(Family Ties)'에 출연 중이었던 그는 처음엔 고사했다. 하지만 다른 배우와 영화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을 찍고도 만족하지 못한 저메키스 감독이 재차 출연을 요청하면서 결국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폭스는 오는 12일부터 애플TV+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스틸: 마이클 J 폭스 무비'에 출연한다. 가족과 함께한 파킨슨 투병기 등을 담았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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