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도 오너도 젊고 세련되게… 굴뚝기업의 신선한 변신

김민영 2023. 5. 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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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로 불리는 전통 제조기업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중후장대 기업들이 이미지 변신에 진심인 이유에는 '인재 유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직원들은 회사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낡은 이미지를 벗고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기업에서 일하고, 잘 알려진 기업에 다닌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전통적인 제조기업들이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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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제철’ 무거운 이름 가볍게
정기선 대표, 2030과 유튜브 밀착
반도체·연료전지 등 신사업 눈독도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이 회사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입직원들과 MBTI를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HD현대 유튜브 영상 캡처


중후장대(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제품을 생산하는 업종)로 불리는 전통 제조기업들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가 본격적으로 등판하자 ‘젊음’ ‘미래’ 이미지로 변신하는 중이다. 신입사원과 기존 임직원의 간극 좁히기에 더해 중후장대 업종을 피하는 청년층에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현실적 고민도 깔렸다.

가장 적극적으로 새 옷을 입는 곳은 HD현대그룹이다. 지난해 사명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현대그룹으로 바꿨다. 본사도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로 옮겼다. 조선 업종과 건설기계 업종을 주축으로 하는 탓에 대표적 ‘굴뚝 기업’이지만, MZ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하며 환골탈태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HD현대 정기선 대표이사 사장이 있다. 정 사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HD현대 3대 주주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올해 들어 부쩍 회사의 유튜브 채널 출연이 잦아졌다. 지난 1월 ‘CES 2023’ 발표 영상을 올린 데 이어, 2월엔 단독으로 출연해 ‘밸런스(양자택일) 게임’을 진행했다. 최근 영상에선 신입직원과 ‘성격유형검사(MBTI)’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그는 “오전 5시에 일어나고, 민트초코를 좋아하며, 하루에 커피는 2잔 정도, 술은 일주일에 2회 마신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MBTI는 ‘용의주도한 전략가(INTJ)’라고 전하며 신입사원들과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눴다. HD현대 안팎에서는 “1982년 출생인 정 사장의 그립이 강해지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고 본다. 정 사장은 판교 본사로 출근해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고 한다.


두산그룹도 새 이미지 입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명 변경, 본사 이전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에서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로 이름을 바꾸면서 ‘젊은 이미지’를 각인했다. 2020년 판교 신사옥에 입주하기도 했다. 두산그룹은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중후장대 업종을 주력으로 하지만, 두산테스나(반도체 테스트), 두산로보틱스(협동로봇), 두산퓨얼셀(수소 연료전지) 등 미래 산업을 선도할 사업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업계에선 포스코그룹이 ‘젊은 기업’으로 변모하는 데 열심이다. 포스코는 철강 부문에 더해 포스코퓨처엠(이차전지 소재), 포스코DX(IT 서비스) 등의 신사업에 무게를 싣는 중이다. 포스코DX에선 부장 이하 직급을 전부 ‘프로’로 통일하면서 직급 통폐합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중후장대 기업들이 이미지 변신에 진심인 이유에는 ‘인재 유치’도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이차전지·반도체·바이오 기업 등에 인재들이 몰리는 반면 중후장대 기업들은 외면받는다. ‘어렵고 힘든 곳’이라는 선입견이 강해 기피 현상이 일어날 정도다. 재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직원들은 회사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낡은 이미지를 벗고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기업에서 일하고, 잘 알려진 기업에 다닌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전통적인 제조기업들이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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