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9연패 탈출 만든 김민혁의 루틴 "대타 기용전 스윙 연습"
KT 위즈가 지긋지긋한 9연패에서 벗어났다. 4안타를 때린 외야수 김민혁(28)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민혁의 맹타를 만든 비결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루틴이었다.
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T와 SSG의 경기. KT는 1회 초 김준태의 투런 홈런 등으로 3점을 뽑아냈다.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2회 말 선발 웨스 벤자민이 조형우에게 투런포를 맞았고, 수비 과정에서 앤서니 알포드가 담장에 부딪혔다. 알포드는 결국 3회 초 타석 도중 무릎 통증을 느꼈다.
긴급한 상황에서 KT 벤치는 김민혁을 내세웠다. 올 시즌 3할대 타율을 유지하던 김민혁은 지난달 26일 키움전(3타수 2안타) 이후 담 증상으로 컨디션이 저조했다. 그래서 이날 경기도 선발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김민혁은 타석에 서자마자 SSG 선발 문승원 상대로 안타를 쳤다. 이어 박경수의 2루타가 나오면서 득점을 올렸다. 김민혁의 방망이는 이후에도 힘차게 돌아갔다. 2루타, 안타, 2루타를 차례로 때려내며 4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을 올렸다. 대타로 나섰음에도 1경기 개인 최다 타이인 안타 네 개를 만들면서 11-4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지긋지긋한 9연패를 벗어났다.
김민혁은 "대타로 나가기 전에 실내에서 스윙 연습을 좀 해서 몸에 열을 올린 상태였다. 원래 선발에서 빠졌을 때는 몸이 굳으니까 1회든, 2회든 수비할 때 항상 연습을 한다.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며 "나는 한 경기에서 안타 두 개를 치면 안심하는 스타일인데, 연패 기간이라 끝까지 그런 마음을 버리고 칠 수 있을 때 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힌 KT는 부상자가 쏟아지며 7년 만에 긴 연패에 빠졌다. 김민혁은 "1회 (김)준태 형 홈런이 나와서 그때부터 이길 것 같았다"며 "많이 힘들었다. 선배, 감독님 마음은 잘 모르지만 중간급, 후배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눈치를 스스로 보고, 숨막혀 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니까 스스로 의심하고 화가 났다. 경기 뒤 씻지 않고 그냥 간 적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과 고참들은 편하게 싸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민혁은 "경기 전 미팅에서 (박)경수 선배님이 연패는 4월의 일이고, 오늘은 5월 첫 경기니까 없던 일이라고 생각하고 분위기 가라앉히지 말자고 했다"고 전했다.
프로 10년차인 김민혁은 아주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타율은 0.355(76타수 27안타), OPS(장타율+출루율)도 0.871을 찍고 있다. 아직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데뷔 이후 가장 좋다. 그럼에도 팀 성적이 나빠 좋은 티도 내지 못했다.
김민혁은 "어렸을 땐 개인 성적만 생각했다. 군대 다녀오고 서른을 바라보다 보니 내가 잘 쳐도 팀이 지면 속이 너무 상했다. 의식하지 않으려해도 타석에서 몸이 경직되더라.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기나긴 연패를 끊은 김민혁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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