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7일 방한, 도쿄 ‘2번 만찬’ 같은 장면 또 펼쳐질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실무 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이 2일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3월 방일 계기에 기시다 총리의 서울 방문을 초청한 바 있으며,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통해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본격 가동된다”고 밝혔다. 한·일 셔틀외교는 2011년 10월 당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방한 이후 약 12년 만에 재개된다.
윤 대통령 취임 후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 약식회담, 지난해 11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캄보디아 프놈펜)를 계기로 한 회담, 윤 대통령의 방일 회담에 이어 네 번째다.
한·일 정상은 7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과 만찬까지의 일정을 함께한다. 8일에는 기시다 총리가 단독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방한에는 총리 부인인 기시다 유코(岸田裕子) 여사도 동행한다. 김건희 여사와 별도의 친교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 때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일본 측이 스키야키로 유명한 도쿄 긴자의 식당에서 1차 만찬을, 오므라이스로 유명한 128년 역사의 경양식집에서 2차 친교 자리를 준비한 게 화제였다. 이번에 정부도 이에 준하는 수준의 친교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외교는 상호주의가 중요한 만큼 지난번 기시다 총리 내외가 두 차례에 걸쳐 친교 시간을 준비했던 것을 감안해서 논의 중”이라며 “꼭 같은 형태라기보단 우리에게 맞는 친교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 중인 기시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한국 방문과 관련해 “한일 관계의 가속과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셔틀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다. 일본 언론들은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공조방안과 반도체 공급망 등 경제안보 등의 이슈를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3일 서울에서 지난 3월 정상회담 때 합의한 한·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경제안보대화 출범회의를 갖고 공급망과 첨단기술 분야 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번 방한에서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돼 어떤 메시지를 낼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6일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호응해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만 밝혔다. 대통령실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미래를 위한 안보와 경제 협력이 중요하지만, 과거사 문제도 마냥 외면할 수는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일 재무장관 7년 만에 회담=2016년 8월 이후 중단된 한·일 재무장관 회의가 7년 만에 재개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인천 송도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회담을 열고 “일본 측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올해 일본에서도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다만 2015년 이후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여부는 논의되지 않았다.
권호·김경희 기자, 도쿄=이영희 특파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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