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은 "엄마 없는 아이로 보일까 두려워…버리지 않아서 감사해" (세치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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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치혀' 곽정은이 어릴 적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날 곽정은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려고 한다. 모든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자 모든 엄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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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세치혀' 곽정은이 어릴 적 이야기를 털어놨다.
2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이하 '세치혀')에서는 뇌과학자 장동선과 작가 곽정은이 출연해 이야기를 풀었다.
이날 곽정은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려고 한다. 모든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자 모든 엄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운을 뗐다. 1985년도 초등학교 1학년으로 돌아간 곽정은은 당시 부모님, 오빠, 언니, 할머니, 삼촌 총 7식구가 13평 아파트에 살았음을 밝혔다.
곽정은은 "엄마와 단 둘이 집에 있던 날이었다. 등교 준비를 하는데 일기 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하더라. 우산을 챙기려는데 엄마는 '비가 안 올 거니 우산 갖고 나가지 말라'고 했다. 고집을 부릴 수도 있었지만 저는 착한 딸이어서 그냥 엄마 말대로 우산을 갖고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어딜가도 우산이 널렸지만 그때만 해도 7식구가 사는데 우산은 3개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몇 개 있지도 않은 우산을 괜히 비도 안 오는데 잃어버리고 오면 또 사야하니까 엄마는 그게 두려웠던 것 같다"며 엄마의 마음을 헤아렸다. 하지만 엄마의 예측과 달리 그날 비가 미친듯이 내렸다.
학교 처마에서 엄마가 오기를 기다렸던 어린 곽정은. 그는 "비는 그치지 않았고, 다른 친구들의 엄마는 하나둘 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비가 오면 어떤 옷을 입을까 고민하는 어른이 됐지만, 어렸을 적 저는 빗 속에서 무력했던 아이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러분이 지금 생각하기엔 '그냥 편의점에서 우산 사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1985년에는 편의점도 없었고 비닐 우산의 성능이 좋지도 않았던 시절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곽정은의 엄마는 끝까지 그를 데리러 오지 않았고, 곽정은은 결국 비를 맞아야 했다.
빗속을 정처없이 걷던 곽정은은 "누가 날보고 '쟤는 엄마도 없나 봐. 왜 비를 맞지'라고 생각할까봐 두려웠다. 우리 엄마는 나한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제는 알고 있다. 엄마가 너무 바빠서 제 우산을 뺏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을"이라고 전했다.
이어 곽정은은 "상담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이 '불안정 애착 유형'이다"라며 "혼자서는 마음이 충족되지 않아서 누군가를 원하고 갈망하지만, 막상 누군가 옆에 있으면 '왜 나를 더 사랑하지 않아?'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스스로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괴롭혔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사랑의 결말은 늘 이별이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토크 말미 곽정은은 엄마에게 하고싶은 말을 전했다. 그는 "엄마에게 늘 갈증이 있었다. 대놓고 최고의 딸이라고, 사랑한다고 왜 말해주지 않았는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너무 오랜 시간을 갈증 속에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그냥 투정 섞인 거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굉장히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그래도 날 버리지 않아줘서 고맙다는 것. 엄마의 시간을 희생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해 먹먹함을 더했다.
사진=MBC 방송 화면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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