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상?" 뉴욕증시, FOMC 대기하며 장초반 하락세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대기하며 장초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17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79.39포인트(0.82%) 떨어진 3만3772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5.19포인트(0.84%) 하락한 4133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4.17포인트(0.69%) 낮은 1만2128선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S&P500에서 모든 업종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에너지 관련주의 낙폭은 3%를 웃돌았고 금융, 소재, 산업, 통신 관련주도 1%이상 밀렸다. 우버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하며 전장 대비 6% 이상 올랐다. 화이자는 기대를 상회하는 주당순이익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관련 제품 수요가 식으면서 주가도 소폭 밀렸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모건스탠리가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하며 3%이상 상승했다. 테슬라는 미국, 중국 등에서 일부 전기차 모델 가격을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이상 올랐다.
미국의 '행동주의 공매도'를 추구하는 힌덴버그리서치가 아이칸 엔터프라이즈가 과대평가됐다는 보고서를 공개하며 아이칸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도 17% 미끄러졌다. 체그는 오픈AI의 챗GPT 챗봇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무려 48%가까이 내려 앉았다. 전날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소식을 발표한 JP모건체이스는 약보합을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퍼스트리퍼블릭의 주식 거래를 중단하고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고 이날 밝혔다.
투자자들은 FOMC 결과를 대기하며 주요 기업 실적,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협상 등을 주시하고 있다. 사실상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동결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95%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인 5~5.25%가 된다.
관건은 향후 정책 행보다. 앞서 3월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중 과반은 한 차례 인상 후 동결을 시사한 상태다. 이번 베이비스텝이 마지막 인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경제매체 CNBC는 "투자자들은 Fed가 이번 FOMC 이후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지, 아니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위해 추가 긴축에 나설지에 대한 단서를 찾고자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조 칼리시 글로벌매크로전략가는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면서도 "Fed가 6월 FOMC 전 경제지표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선택권을 유지하고자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Fed 당국자들이 전날 발표된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인수와 관련한 은행권 상황, 은행권 불안에 따른 신용긴축 상황 등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눈길을 끈다.
앞서 호주중앙은행(RBA)이 금리 동결 한 달 만에 인상 행보를 재개한 것도 시장의 긴축 경계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은 지났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물가 안정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오는 4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7.0%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ECB의 베이비스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FOMC를 앞두고 하락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4.07%선, 10년물 금리는 3.49%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14% 오른 102.2선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 실적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데이타트랙 리서치에 따르면 S&P500상장기업의 절반 이상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79%가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을 공개했다. 우버의 1분기 매출은 88억2000만달러로 시장 전망(87억2000만달러)을 웃돌았고, 주당 손실도 전망치보다 적었다. 화이자의 1분기 주당 순이익(EPS)는 1.23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포드, 스타벅스, 시저스엔터테인먼트 등의 실적이 공개된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오는 4일 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투자자들은 미 의회의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분위기도 주시하고 있다. 전날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지도부에 6월1일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추정해온 7월말보다 훨씬 이른 시점이다. 양당이 부채한도 문제에 결국 합의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에 따른 금융시장 여파도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말 시카고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부채한도 관련 법안으로 인한 기술적 디폴트 확률은 2~3%에 불과하며,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증시는 하락세다. 독일 DAX지수는 전장 대비 0.39% 내린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영국 FTSE지수와 프랑스 CAC지수도 각각 0.58%, 0.84% 폭을 기록 중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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